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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회복되면 종말 온다는 주장은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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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회복되면 종말 온다는 주장은 '착각'
  • 뉴스앤조이 한경민 기자
  • 승인 2014.03.0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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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예루살렘 운동, 문제가 무엇인가>·<이스라엘과 교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펴낸 이필찬 교수 북 콘서트

   
▲ 이필찬 교수의 <백투예루살렘 운동, 문제가 무엇인가>·<이스라엘과 교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출간 기념 북 콘서트가 2월 27일 서울 영동교회 예배당에서 열렸다. 청어람아카데미와 <뉴스앤조이>, 책을 출판한 새물결플러스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콘서트는 1부 이필찬 교수의 강연과 2부 대담 시간으로 마련됐다. 대담은 양희송 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김요한 대표와 김동문 목사, 김구원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국내 요한계시록 권위자인 이필찬 교수(요한계시록연구소 소장·지구촌교회 협동목사)가 2월 27일 서울 영동교회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서 한국교회에 만연한 백투예루살렘 운동에 일침을 놨다. 이 교수는 백투예루살렘을 주장하는 이들이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과 '온 땅'의 의미를 왜곡해 지리적·혈통적 이스라엘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는 "문자적 해석에 기초한 잘못된 성경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북 콘서트는 이 교수의 강연과 대담 시간으로 마련됐다. 대담에는 청어람 양희송 대표가 사회를 맡고, 김요한 대표(새물결플러스), 김구원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김동문 목사(나들목교회·전 요르단 선교사)가 패널로 함께 자리했다. 콘서트에는 150여 명의 청중이 찾아와 진지하게 경청했다.

저자로 강연에 나선 이필찬 교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파헤쳐 올바른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다며, 지난 1월 새물결플러스에서 출간된 책 <백투예루살렘 운동, 문제가 무엇인가>, <이스라엘과 교회, 어떻게 이해할 것이가>이 그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교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 문제가 무엇인가>에서 백투예루살렘 운동 주창자들의 책을 해부하고, <이스라엘과 교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을 통해 성경의 이스라엘 민족과 오늘날 교회의 의미를 되짚었다.

   
▲ 이 교수는 "성경 학자로서 텍스트를 가지고 답을 내지 않으면 속 시원하지 않다"며 백투예루살렘 운동 주창자들의 책을 분석해 문제를 고찰하고, 잘못된 성경 해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이필찬 교수는 이스라엘 지역과 민족이 회복되어야만 끝이 온다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성경적으로 왜곡된 것이라고 했다. 구약 성경의 이스라엘 민족은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에덴과 아담의 회복을 위한 그림자였다며, 구약의 성취인 예수 그리스도 이후로는 새 이스라엘인 교회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구속 사역이 진행된다고 했다. 따라서 오늘날에도 이스라엘 민족의 특수성을 강조해 이들이 회복되어야만 종말이 온다는 주장은 성경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강조하는 '온 세상'과 '끝'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백투예루살렘 주창자들은 마태복음 24장 14절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면 끝이 온다'는 내용을 근거로 복음이 세상을 돌아 이스라엘로 다시 들어오면 예수가 재림한다고 확신하는데, 여기서 '온 세상'은 사도행전·골로새서에 나오는 '천하'와 동일한 단어로 '많은 지역'을 의미한다고 했다. 예수가 "끝이 온다"고 말한 것도 감람산에 올라 성전을 바라보며 한 말로, 타락한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서 로마서를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교회의 관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로마서 1∼2장에서 바울은 혈통적 유대인은 유대인이 아니라고 말하며, 유대인의 특권을 해체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바울은 로마서 9∼11장에서 하나님은 그럼에도 유대인 중에 '남은자'를 구원하신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하나님의 신실함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모든 유대인이 복음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맥을 살피지 않은 오독이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수학 공식처럼 재림의 때를 예측하게 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많은 사람을 자극해 잘못된 선교 활동으로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예수의 재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가장 감동적인 시나리오였다"며, 이 구호에 감정적으로 동원된 수많은 젊은이가 자신의 부르심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타지에서 인생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 북 콘서트에 패널로 나온 이들도 이필찬 교수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새물결플러스 김요한 대표는 백투예루살렘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무효화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김구원 교수도 신약 시대 이후로 혈통적 유대인은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요르단 선교사였던 김동문 목사는 많은 청년이 철저한 준비 없이 이슬람 선교에 동원되어 현지에서 무력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왼쪽부터 김요한 대표, 이필찬·김구원 교수, 김동문 목사. ⓒ뉴스앤조이 한경민

대담에 자리한 전문가들도 이 교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구약학자인 김구원 교수는 성경은 특정한 한 민족이 아닌 인류 전체의 구원을 강조하며,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다윗', '성전'의 개념은 이 뜻을 위한 도구적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요한 대표도 문자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회복을 강조하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인간을 향한 예수의 구원 사건인 십자가의 의미를 무효화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선교사로서 요르단에 있었던 김동문 목사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이슬람권과 이스라엘 선교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켜 한국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치밀한 준비 없이 동원된 많은 선교사가 현지에서 일을 찾지 못해 긴 시간을 무력하게 보내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순혈주의로서 이스라엘 민족이라는 개념도 오해라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이스라엘은 다양한 민족과 섞여 현대에는 다문화·다종족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백투예루살렘이 주장하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이스라엘은 남아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담 사회자로 나선 양희송 대표는 백투예루살렘 운동이 균형 있는 성경 해석으로 이어지지 않아 한국교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선교는 현지 선교사와 파송 단체, 후원 교회가 서로에 대한 책임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인터콥을 필두로 한 백투예루살렘 운동은 이런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했다. 양 대표는 앞으로 계속해서 백투예루살렘 운동에 대한 성경적·선교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북 콘서트에는 150여 명의 청중이 참석해 이필찬 교수의 강연과 대담을 경청했다. 대담이 길어져 콘서트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끝났지만, 청중 대부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 콘서트가 열린 서울 영동교회 예배당 입구에서 새물결플러스가 책을 판매했다. 많은 이들이 부스에 찾아와 이필찬 교수의 책을 구매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 모든 행사가 끝나고 예배당 한쪽에서 이필찬 교수의 사인회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인터넷신문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 2014년 3월 1일자 한경민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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