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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부활절, 한국교회 성도들 모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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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부활절, 한국교회 성도들 모두 울었다
  • 기독교뉴스 홍순현 기자
  • 승인 2014.04.2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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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개교회 예배와 연합예배에서 세월호 관련 기도

전국의 개교회서 모두 기도 …눈물의 부활절

예배와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 모두가 울었다. 집례자는 목이 메어 기도를 이어가지 못했고, 참례자들은 흐르는 눈물로 미어진 가슴을 진정시켰다. 20일 각 교회마다 부활절 예배를 드렸지만, 부활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지 못함은 어른들의 잘못과 이기심이 꽃다운 청춘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노인과 어린아이부터 구조한 후 맨 나중에 탈출해야 할 승무원들이 죽어가는 생명들은 팽개친 채 자신들만 살겠다고 탈출했던 그 비인간성을 교인 개개인이 지니고 있음도 고백했다.

2014년 부활절 날 성도들은 울었다. 개교회 예배에서, 연합예배에서, 그리고 희생자 가족을 위한 기도회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어른들의 말만 듣고 선내 객실에 머물러 있다가 참사를 당한 그 창창한 고교생들의 아비규환을 떠올리며 울었다. 도시락을 싸서 수학여행을 떠나는 자식들에게 잘 다녀오라고 한 부모들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을 그 광경을 떠올리며 울었다.

‘세월호’ 참사 후 첫 주일을 맞은 20일, 모든 교회에서 희생자 가족을 위해 기도했다. 참회의 기도에서, 대표기도에서, 집례자 설교에서, 그리고 기도회에서 세월호 참사를 당한 이들을 기억하고, 그 가족을 위한 기도를 하지 않는 교회가 없었다.

한 교회 예배에서 집례자는 “우리 어른들의 이기심이 꽃다운 청춘들을 죽였습니다. 그들이 있는 자리에 머무르라는 말만 믿고 객실에 대기하다가 참사를 당한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희생자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기는커녕 이 상황을 모면하거나 이용하려는 권력과 정치권의 처사에 눈 감지 않도록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했다.

▲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드려진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참석자들은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해 달라고 간구했다.[사진 기독교뉴스]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 전 기립해 기도회
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 주최로 이날 새벽 5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개최된 2014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상임대표대회장 장종현 목사는 “예정된 예배를 취소할 수 없어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생환을 바라는 기도의 예배를 드리게 됐다”며, “우리의 기도가 모아져 기적이 일어나길 소원한다”고 밝혔다.

예배에 앞서 예장 백석 양병희 목사의 인도에 따라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의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전원 기립해 기도했다.

양 목사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주님께서 모든 생명이 살아 돌아와 가족과 만나게 해 달라”며 “요나의 기적을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목도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부활 찬양도 평소와는 다르게 칸타타에서 들을 수 있는 밝고 화려한 곡이 아닌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가 나는 찬송가들이 불려졌다.

참석자들은 “여객선 침몰로 슬픔을 당하신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시기를 빈다. 우리 사회가 많은 학생들의 안녕을 지켜주지 못해 더욱 슬프다. 이제라도 사고 수습이 제대로 진행돼 또 다른 회한이 남지 않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 안산동산교회에서 드려진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주최 연합예배.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모두 젖어 있다.[사진 기독교뉴스]

7명 학생 실종된 안산제일교회 눈물의 부활예배
단일 교회로서는 가장 많은 학생들이 실종된 안산제일교회도 눈물 속에 부활절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 교회에는 단원고 학생 8명이 출석했으나 단 1명만이 생존해 현재 7명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고훈 담임목사는 설교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울지 말라’ ‘무서워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눈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슬퍼하지 말라. 생존한 사람이 있다면 살아서 나오도록 할 것이고 잠자는 자가 있다면 부활로 살려 낼 것을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교인들은 가슴이 미어지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다는 듯 눈물을 흘리며 간절한 기도가 이뤄지기를 염원했다.

▲ 교회학교에서 실종자 세명의 아이들을 가르쳤던 진주은 교사는 편지에서 “너희들은 없고 선생님만 남았구나”라며 눈물을 흘렸다.[사진 기독교뉴스]

안산시 연합예배 …“주님밖에 도울 이가 없습니다”
앞서 이날 오전 5시 학생들이 다녔던 안산동산교회에서 드려진 안산시기독교연합회 주최 ‘2014 안산지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서 3000여 명의 참석자들은 부활이 실종자들에게 일어나길 눈물로 기도했다. 연합회 집계 결과, 안산에서는 23개 교회에서 교인 53명이 실종되고 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부활 그리고 …성령’이라는 주제로 체육관에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사고 이후 급하게 교회예배로 대체한 터였다. 예배 참석자들은 촛불을 켠 채 마음을 모아 기도했다.

안산빛나교회 고등부에서 실종자 중 3명을 가르쳤던 진주은 교사가 편지를 낭독할 때는 낭독자나 참석한 교인들이나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순서를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진 교사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른 뒤, “아무리 목 놓아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너희들에 선생님은 가슴이 타들어가고, 전화를 여러 번 시도해도 받지 않는 너희들이, 카카오톡에 지워지지 않는 숫자가, 그 어느 때보다 이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구나”라며 “영화도 보고, 선생님 집에서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자고 했건만, 너희들은 없고 선생님만 남았네”라고 전했다.

이어 “주님 도와주세요. 주님밖에 도울 이가 없습니다”라고 호소하고 “이 아이들, 그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빛 되신 주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시옵소서”라고 간구했다.

▲ 안양시기독교연합회도 체육관 부활예배를 안양교회에서 드리고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했다.[사진 기독교뉴스]

안양시 연합예배 “구원의 닻줄을 내려 주소서”
안산시와 인접한 안양시기독교연합회도 체육관 예배 대신 급하게 교회예배로 대체해 드렸다. 안양감리교회에서 ‘부활의 주님! 다시 살리소서!’라는 주제로 드려진 연합예배에서 박석건 목사는 “빛 되신 주님께서 기적을 베푸셔서 어두운 바다를 밝혀주시고, 구원의 닻줄을 내리시어 어둠과 싸우는 우리의 자녀들 한 생명까지도 구원해 주시길” 기도했다.

부활절 예배 후 김홍석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풍랑을 잠재워 주시고 바다의 수온을 따듯하게 유지하게 하셔서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님의 기적이,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이 미치도록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하고 “그들의 가족들을 위로해 주실 것”도 중보 기도했다.
<기독교뉴스> 홍순현 기자의 2014년 4월 20일자 기사입니다(기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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