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제 46회 월례회 및 발표회서, 손기철 장로 치유사역 재조명
기독교학술원(김영한 원장)이 2015년 6월 5일 오후 4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헤븐리터치 사역평가’를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헤븐리터치는 온누리교회 손기철 장로가 대표로 있는 치유사역기관이다. 이날 발표회에는 메르스로 전국에비상이 걸린 상황에서도 1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자리를 메웠다. 오후 4시에 시작한 발표회는 6시 30분까지 계속됐다. 기독교학술원의 손기철 장로에 대한 평가는 2012년 4월 6일 기독교학술원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데 이어 두 번째로 이어진 것이다.
발표회 순서는 김영재 교수(합신대 은퇴)의 15분 메시지 이후 김영한 박사(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의 개회사, 오방식 교수(장신대 영성신학)의 주제발표와 손기철 대표의 입장 표명, 김재성(국제신대)·조봉근 교수(광신대 명예교수)의 논평으로 이어졌다. 이후 20여 분간 월례회에 참석한 신학자들의 자율적 발언과 그에 대한 손기철 대표의 총평도 있었다. 현재 치유사역의 ‘대세’인 손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신학자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 나왔다. 그것 자체로 이슈가 될 만한 일인데, 과연 어떤 말이 오갔을까?
김영한 원장은 개회사에서 손기철 대표를 향한 긍정적인 측면과 수정할 부분을 정리해서 지면으로 발표했다. 김 원장은 손 대표의 긍정적인 측면과 관련 △인격적 성령관을 갖고 있고 △성령세례와 충만에 대해 온건한 이해를 하고 있으며 △방언보다는 삶의 열매를 강조하고 △자신의 신격화를 거부하고 △성령의 현재적 사역 이해와 복음 전도에 실제적 효과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 원장은 손 장로가 성령의 내주, 성령세례와 충만, 성령의 기름부으심에 대해 3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그의 성령 이해가 근본적으로 성령을 인격적인 하나님으로, 그리고 삼위일체적 하나님의 한분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전통적 성령 이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성령세례/충만/기름부으심이라는 3단계적 설명에 대해서 김원장은 “(손 장로가)성령세례는 성령이 강력하게 임함으로 우리의 인격과 행동을 일시적으로 지배하심을 뜻하는 반면, 성령 충만은 성령세례의 결과로 생긴 은사와 열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삶을 말한다고 한다”며 “그는 성령의 세례와 기름부으심을 구분하는데 성령의 임재는 그분의 영광, 그분의 인격을 가리키는 반면에 기름 부으심은 그분의 능력이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손기철의 성령론은 하나님 말씀을 받음보다는 은사과 표적의 나타남으로 치우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온건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손기철 장로의 방언과 관련 김 원장은 “손 장로는 오순절 교파와 달리 방언이 성령 세례의 표적으로 반드시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며 “방언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변화’라고 강조하는 그의 성령론은 개혁신앙의 신자들에게도 수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사 치유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교만에 빠질 수 있다는 점과 관련 김 원장은 “손기철은 철저히 자신이 치유자가 아니요, 하나님이 치유하신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왕의 기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다른 동료 인간들에게도 왕권을 가진 자로 나서게 되고, 섬기는 왕의 모습을 잊어버릴 수도 있으나 아직 그에게서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손 장로의 비판받아야 할 부분과 관련 김 원장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을 치유하기를 원하신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장로가 <기름부으심이 넘치는 치유와 권능>(233p, 237p)에서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치유하시며, 모든 사람을 치유하기를 원하신다고 주장하는데 그는 “우리를 치유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라고 강조하는 반면 치유 받지 못하는 사람은 의심과 불신앙으로 예수님 앞으로 오지 않는 사람들 뿐이다고 한 점을 들었다. 김 원장은 “그가 주장하는 모든 질병 치유론은 그의 치유사역에는 도움되는 교리가 될지는 모르나 이는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하나님은 모든 질병을 낫게 하실 수 있으나 모든 질병의 치유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손 장로의 왕의 기도의 개념에 대해서도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에 의하면 기도에는 세가지 종류, 즉 하나님께 구하는 기도,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도,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는 기도가 있는데 왕의 기도는 바로 세 번째 기도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왕의 기도가 왕이신 예수님처럼 문제를 향해 꾸짖고 명령하는 기도라면 그것은 왕의 선포라고 해야지 왕의 기도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김원장은 “이러한 왕의 기도는 선포하여 낫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그 책임을 미룰 뿐 아니라 복음 이해를 오로지 병 치유를 통한 이 세상에서의 무병삶이라는 기복에 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낫지 않음 속에 있는 하나님의 뜻, 십자가의 신앙의 의미에 관하여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긍정/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손 장로의 태도만큼은 긍정적이다는 게 김 원장의 견해다. 그는 “손기철 장로가 올해부터 스스로 문을 열고 학술원 월례회에 나와서 질문도 하고 목회자와 학자들과 여러 신학적 문제에 대해 토의를 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며 “그의 태도는 교주나 사이비들이 독선적 태도로서 자기를 폐쇄하여 어떤 비판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와는 다르다”고 평했다. 손 대표의 ‘학력’과 관련해서도 김 원장은 “그가 은사를 합리적으로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그의 유연하고 겸손한 태도에서 그의 치유 사역이 한국교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신학자들이 선학 동기에서 하는 충고를 잘 받아들여 그의 사역이 한국교회에서 초교파적으로 인정함을 받아 오늘도 역사하는 성령의 지속적 사역과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을 증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발표했다(손기철 장로, 치유사역에 대한 김영한 박사의 제언 발제문 참고).
오방식 교수(장신대 영성신학)는 <사랑의 일치의 관점에서 바라본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선포되는 설교와 저서들)을 기독교 교회 전통의 다양한 영성훈련이나 영적 가르침들과 비교해 볼 때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성령에 대한 강조이다”며 “반면에 손기철 장로의 많은 글이나 설교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인성)에 대한 언급이나 강조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것은 손기철 장로의 글이나 설교 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없다거나, 예수 그리스도가 그의 신앙이나 치유 사역에서 중심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면서 “손기철 장로의 전체적인 사고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예수님에 대한 제시가 단지 치유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 교수는 “손기철 장로에게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묘사가 나온다. 그것은 ‘우리는 근본적으로 하나님께로 왔으며, 하나님의 씨가 우리 안에 있다’는 성경말씀에 대한 손기철 장로의 설명이다(참고, 요일 3장 19절)”며 “발제자가 볼 때 손기철 장로가 말하는 하나님의 씨, 하나님의 DNA는 그 표현이나 이미지에 있어서 존재론적으로 받아들여 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 교수는 “오늘날 손기철 장로의 치유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비판에는 신학적인 이유도 있지만 발제자가 볼 때 심리적인 요인도 상당히 작용을 한다고 본다”며 “앞으로 HTM의 치유사역이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한국교회와 사회에 더욱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 HTM은 한국교회와 신학자들의 비평에 귀를 기울여 듣고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 신학적인 다름과 그 다름에 대한 토의가 우리를 훨씬 풍성하게 하고 견고하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발표했다(오방식 교수 발제문 참고).
김재성 교수(국제신대)는 ‘손기철 장로의 HTM에 대한 비판과 제언’이란 논평에서 “(손 장로의 치유사역은) 미국 일부 극단적인 은사운동가들의 행태를 교묘하게 수입한 것이 아닌가? 사도적인 사역에서 그렇게 했던가? 초대교회와 정통 교회가 추구해온 복음의 사역이었던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람들이 원하고 갈망하는 치유사역만을 중점적으로 증거하는 것은 세속화된 인본주의, 개인체험주의, 극단적인 개인 이기주의, 현재적 기복주의, 왜곡된 축복이다. 불건전한 사람중심의 주관적인 열정주의와 열광주의가 혼란스러움을 더 하다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개인적인 영웅주의에 빠지고 말 것이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지금 가장 최선의 길은 손 장로가 속히 정상적인 목회사역의 궤도로 전면 수정하는 것이다”며 “여러 용어와 사역들이 정통 교회와는 다른 치유사역에만 집중하는 단체가 되므로써, 각종 의구심과 혼란만을 야기시킬 것이 아니라, 손 장로가 정상적인 신학훈련을 받아서 말씀증거를 중심으로 함께 해야만 한다”며 신학 훈련을 제대로 받을 것을 권면했다(김재성 교수 발제문 참고).
조봉근 교수(광신대, 조직신학)는 "손기철 박사의 하나님의 나라와 치유사역은 전체적으로 볼 때, 초대교회의 사건을 재현시키려는 열정적인 메시지이다"라며 "오늘날도 사도행전적인 이적과 기사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과 가능성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현대교회가 머리 잘린 삼손처럼 능력을 잃고 말라빠진 교조주의로 전락할 때, 새로운 성령의 역사와 운동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도 되새겨야 한다"며 "그러나 손기철 박사의 메시지는 용어나 설명에 있어서, 기존의 신학적 범주를 떠나서 다른 신학적 개념을 남용함으로써, 또 하나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조봉근 교수 발제문 참고).
이 자리에는 손 장로가 출석하는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도 참석했다. 이 목사는 손 장로의 교회 생활과 관련해서 말하고 싶다며 “장로로 세워진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범적으로 교회를 섬겨오셨다”며 “치유사역을 떠나 존경받을 학자이자 신앙인이다”고 평가했다.
손기철 대표는 교수들의 지적에 대해 “2004년도 치유사역을 시작해 이제 12년째로 접어든다”며 “그동안 국내외 수많은 교회와 세미나와 치유집회를 하며 건전한 비판과 권면뿐만 아니라 비판을 위한 비판도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잘못되고 악의적인 비판에 대해 저의 입장을 대변하고자 하는 목회자와 신학자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복음 전파를 위해 덕이 된다고 만류했다”며 “그러나 오늘 이 시간을 빌어 그간의 사역을 저 자신도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돼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손 대표는 “주기적인 심포지움이나 세미나를 통해서 많은 신학자와 목회자의 견해를 듣고 도움을 받고 싶다”며 “그 결과로 HTM이 한국교회로부터 공인받는 제도적인 성령사역의 기관으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손 장로는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교단과 교파를 떠나 목회자나 성도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공인된 성령사역이나 치유 사역 단체가 없다는 것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성령 체험을 한 수많은 성도들이 방황하고 잘못되어 이단에 빠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교회 현실인데 앞으로도 HTM은 신학자, 목회자, 성도들과의 교제, 토론, 권면을 통해 항상 바른 신학, 바른 신앙, 바른 실천의 장안에 거하기를 소망한다”고 결론을 맺었다(손기철 대표 발제문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