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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증회에 넘어간 후, 판교충성교회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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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증회에 넘어간 후, 판교충성교회 건물
  • 정윤석
  • 승인 2015.07.20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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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통합교단 마크 떼고 ‘하나님의교회 대통령상 수상’ 플래카드
▲ 2014년 10월경, 판교충성교회의 모습. 이때까지만 해도 십자가가 달려 있었다.
▲ 십자가 떼어내고 안상홍 증인회 건물로 리모델링이 한창인 구 판교충성교회

종종 목회자들 스스로 말한다. ‘야망’을 비전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지 말자고. 그러나 현대교회에서 비전이란 이름으로 가장 많이 포장되며 헌신의 목표로 삼아온 것 중 하나가 교회 건축이다. 판교충성교회도 수많은 성도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헌신을 바탕으로 세워졌을 게 뻔한 일이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판교충성교회 윤여풍 담임목사는 교회 건축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기도를 하는 중에 응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서울 개포동 상가 건물을 담보로 140억원을 대출받고, 은행에서 추가로 300여억 원을 빌렸다고 한다. 이 돈으로 경기도 판교, ‘로또’로 불렸던 신도시에 부지를 매입하고 예배당을 지었다고 기사화됐다(관련 기사 보기).

중앙일보는 판교충성교회에 대해 “부동산 침체와 무리한 건축이 좋은 평판 속에 성장을 거듭한 교회의 발목을 잡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관련기사 보기). 교회를 옮겼지만 서울의 상가 교회를 처분하지 못했고, 신도 수가 예상만큼 늘지 않아 은행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 대통령상 수상 플래카드가 붙어 있는 구 판교충성교회 건물
▲ 구 판교충성교회 건물 앞에서는 하나님의교회 피해자의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판교충성교회는 지하5층, 지상7층, 연건평 8000평 규모로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시설을 갖추고 문화목회를 꿈꿨다. 그러나 입당 3년만에 종교시설로는 역대 최고액의 경매에 넘겨졌다. 유찰을 거듭하다 결국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일명 안상홍 증인회에 낙찰됐다. 지금 문화목회를 꿈꿨던 예장통합측 판교충성교회의 자리에 십자가는 떨어져 나갔다. 오히려 안상홍 증인회가 지역사회 포교의 야심을 키워가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2015년 7월 17일(목) 구 판교충성교회는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그 앞에 ‘하나님의교회는 사죄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시위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안상홍 증인회의 실체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기도응답으로 짓기 시작했다는 판교충성교회는 결과적으로 안상홍 증인회의 지역사회 포교의 거점이 돼 버리고 말았다. 오히려 한 시민이 나서서 ‘하나님의교회는 사죄하라’며 1인 시위를 하는 중이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14장 28절~33절에서 망대를 세우고자 할 때는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에 적당한지 먼저 비용을 계산하지 않느냐고 말씀하셨다. 전쟁을 할 때 자신의 군사로 상대 군사를 제압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계산을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셨다. 그렇게 계산해보지 않고 무턱대고 저질렀다가는 비웃음꺼리가 된다고 지적하셨다.

▲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일명 안상홍 증인회)의 집회 장소가 된 구 판교충성교회 모습

가슴이 아프더라도 한번 더 물어보고 싶다. “목사님, 당신이 말하던 꿈과 비전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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