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0-09 17:27 (수)
'엽기적 살해', 8월 19일 시흥서 일어난 사건
상태바
'엽기적 살해', 8월 19일 시흥서 일어난 사건
  • 정윤석
  • 승인 2016.08.23 01:25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동생 악귀 들렸다며 살인한 가족, 출석한 종교단체는 어디?
 

“다들 뭐야! 무슨 일이야!” 출근을 앞둔 2016년 8월 19일 아침, 남자의 외침에 돌아온 것은 딸의 섬뜩한 시선뿐이었다. 아침부터 남자의 아내 A 씨(54), 연년생인 아들 B(26)와 딸C(25)가 반려견을 사이에 놓고 다투고 있었다. 악귀가 들렸으니 죽여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상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러나 남자는 딸의 표독스런 눈빛에 쓴 입맛을 다시며 출근길에 나섰다.

 

그 후 집안에서 발생한 일은? 결국 아내 A씨와 딸 C가 애완견 속에 악귀가 들어갔다며 살해했다. 애완견을 죽인 후 피를 씻기 위해 A 씨와 C가 화장실에 들어갔다. 갑자기 딸 C가 심하게 손을 떨었다. A 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악귀! 악귀, 푸들 속에 들어갔던 악귀가 이 년 속에 들어갔다!!!”

 

A씨의 외침에 아들 B가 칼과 장도리를 갖고 왔다. A 씨가 흉기로 딸의 목 부위를 찔렀다. 멱살을 잡고 흔들던 C의 손에서 힘이 풀렸다. 아들B는 들고 있던 장도리로 여동생의 옆구리를 쳤다. C는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다.

 

얼마 후 출근을 했던 남자에게 전화가 온다. 아들 B였다. “아버지, 제가 동생을 죽였어요!” 남자는 가까운 지인에게 자신의 집에 들어가봐 달라고 부탁한다. 지인이 집에 들어가보니 남자의 딸이 무참히 살해돼 있었다. 목과 몸은 분리된 채였다. 이들 가족 중에 정신병력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이상은 경기도 시흥에서 발생한 엽기적 존속 살해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백기종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2016년 8월 20일 채널A에 패널로 나와 “수사 경험상 이분들이 딸을 죽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다”며 “악귀를 쫓는다, 악령을 쫓는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법원까지 가도 끝까지 자신들은 ‘가족을 죽인 게 아니라 악령을 죽인 것이다’라고 한다”며 이들의 비정상적 심리 상태를 진단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발생한 초엽기적 살해 사건에 특정종교가 관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창호 사회심리학박사는 같은 방송에서 “저 정도 심리 상태는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고, 잘못된 종교관 내지는 망상장애적인 특성을 보이는 것”이라며 “결국 악령에 씌었다고 쫓아내는 의식을 하면서 목을 절단하는 참혹한 일을 한 것은 잘못된 믿음이 가져온 결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건 현장에 거주하는 주민 중에는 “까만 가방을 들고 A 씨와 B 씨가 만날 교회를 들락날락했다”고 주장했다.

 
▲ 여호와의 증인 공식 홈페이지 jw.org 캡쳐

과연 초엽기적 존속 살해를 벌인 가정이 교회를 다녔을까? 만일 다녔다면 어떤 단체였을까? 일각에서는 일반 교회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이단 규정한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JTBC가 2016년 8월 20일 ‘아침&이모저모’에서 보도한 영상을 보면 사건 현장에 몇 가지 종교관련 자료들이 등장한다. 그중에 하나는 ‘누가 이 세상을 실제로 지배하고 있을까요?’. 또 한가지는 ‘그리스도인 생활과 봉사 집회 과제’다.

 
▲ 여호와의 증인 공식 홈페이지 jw.org 캡쳐

이 두 가지는 여호와의 증인들이 사용하는 자료들로 보인다. 여호와의 증인에 10여년 동안 몸 담았다가 탈퇴한 한 인사는 이 자료들을 확인한 후 8월 2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엽기적 범죄행각이 벌어진 현장에서 발견된 자료들은 여호와의 증인들이 사용하는 전단지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호와의 증인들은 사탄이 산 사람에게 들어가서 어떤 영향력을 미치지는 못한다고 가르치고 귀신 축사와 무속행위, 점치는 것을 부정한다”고 설명했다. 초엽기적 살해사건을 벌인 사람들이 설령 여호와의 증인에 출석했다 해도 그들의 신앙 자체가 ‘악귀 쫓아내기, 존속 살해’ 등의 엽기적 행각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이들이 출석하는 종교단체보다 A 씨의 과거 전력, ‘신내림’이나 빙의 현상이 엽기적 살인사건과 관계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엽기적 살해 사건과 관련해선 조금 더 심층 취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류비 2018-08-08 14:06:07
http://jw.or.kr/ko/article/시흥-여호와의-증인-살인-사건-팩트-체크

Jeffrey 2016-09-19 12:23:44
세강이 참 무서워졋습니다 특정 종교를 표적하듯한 기사는 좀 그렇네요 많은 범죄자들중 기독교인들은 셀수없이 많을텐데...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