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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고신 학원문제로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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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고신 학원문제로 홍역
  • 정윤석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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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동   교육부 “총회신학원 시정 불응땐 제재”
고 신   부채 해결 못하면 신학원 넘어갈판

   ▲ 총신대학교
한국교회의 대표적 보수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한명수 목사)과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장 이선 목사)이 동일하게 학원문제로 커다란 홍역을 치르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부심중이다.

예장 합동측은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교육부)로부터 “총신이 총회신학원과 총회목회대학원을 개설하고 학생을 모집하는 것은 교육관계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즉각 중단하고 시정하라”는 취지의 ‘총신대학교 운영관련 시정요구’를 받아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는 인가받은 학교 시설 내에서는 인가 받은 학위 과정 이외의 학생을 받거나 수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의 시정 요구에 대해 합동측은 5월 30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하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장석환 담당자는 “총신의 학생모집과 관련해서 진정이 들어와 민원이 발생한 이상 법대로 시정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며 “만일 시정여부가 미미하다면 특별감사를 하는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합동측은 5월 16일 총회신학원 운영위원회를 연데 이어 19일에는 총회 목회대학원 운영위원회, 5월 23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불만의 소리도 터져 나왔다. 총신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교단에서 종교 지도자를 길러 내기 위한 방법을 교육부가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유독 총신만 시정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더 큰 위기를 부르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시정 사항을 준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합동측은 길자연 목사(총신운영이사회 이사장) 등을 비롯한 중진들이 교단 내의 사정을 알리고 무리한 법 적용을 막기 위해 5월 23일 교육부를 찾아갔다. 이날 만남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합동측으로서는 교육부의 시정 요구를 그대로 준수하는 것 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교육부의 시정 명령대로라면 합동측은 인가 받은 학교인 총신대학교 내에 있는 총회목회대학원을 타 건물로 분리해야 한다. 현재 경기도 양지에 있는 총회신학원의 경우 학교 교사를 새로 마련해서 학생들을 받아야 하는 등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 고신대학교
예장 고신측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하다. 고신 총회 소속 고려학원 산하 복음병원 문제로 촉발된 재정문제로 고려학원의 경영권이 관선이사에 넘어간 상태인데다 교육부의 승인없이 차용한 부채 200억을 해결하라는 지시에 따라 고신 소속 전 교회가 부채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교단 설립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고신측은 모금을 위한 지역별 재정위원을 위촉하고 기도회를 여는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총회특별위원회(위원장 곽삼찬 목사)는 200억의 모금을 위해 교단 산하 유력한 교회들이 담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공문을 보내고 직접적으로 접촉해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전국교회가 헌금해 줄 것을 당부하고 교단 산하 목사와 기관의 직원들에게 1개월 생활비를 자원하여 헌금하도록 권유키로 했다. 수도권, 경남권, 호남권 등에 각 지역별 재정위원을 위촉해서 자금을 모금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전국적으로 기도회도 이어지고 있다. 고신대학교 총학생회는 5월 29일 고신대학교 운동장에서 ‘오늘 우리의 무릎으로’라는 주제로 현재 고신총회가 겪는 어려움을 놓고 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전국여전도회연합회(회장 박유만 권사)도 ‘교단화합과 고신대학 신대원 복음병원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지난 5월 19일 개최했다.

예장 고신 전호진 총무는 “현재 총회는 교육부의 요구대로 200억이라는 자금을 긴급하게 마련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관선이사를 철수시키고 학원을 정상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 총무는 “앞으로는 학원의 정상화를 위해 기부를 하는 개인과 교회와 경영전문가로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학과 병원의 경우 총회가 간접 경영하되 신대원은 단순대학원으로 독립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신측이 정확한 모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교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알고 정작 ‘총대’를 메고 나서야 할 교회와 목회자들이 남의 일 보듯 한다”는 아쉬움의 소리도 높다.

고신측 경우 부채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고려학원을 개인이 인수할 수도 있고, 그 개인이 기독교와 무관한 사람이라면 최악의 경우 고신측의 목사 양성기관인 신학원이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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