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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선교 구태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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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선교 구태 벗어라
  • 정윤석
  • 승인 2003.03.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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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90년대 방식 요즘 대학생 정서 안맞아


대학가 선교전략이 급변하는 첨단 디지털 시대의 흐름과 IMF 이후 확연하게 실용주의 경향을 보이고 있는 대학생들의 정서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이제 캠퍼스 선교전략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위 대학 1, 2학년인 산소(O2)학번과 오존(O3)학번들의 경우 같은 핸드폰이라도 40화음이 안 나오는 것은 촌스러워서 못 견뎌 하는 ‘디지털 정서’ 세대다. 대통령을 뽑아도 정책이나 이념보다는 자신의 감성과 이미지와 맞다고 생각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 신입회원받기에 여념이 없는 대학가의 동아리들.
무한경쟁 사회의 현실적응에 일찍부터 눈을 뜬 세대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서울 북동지구가 인근 대학 신입생 64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대학생활에서 비중을 두고 싶은 영역은?”이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반수 이상이 이성교제나 동아리 활동보다 ‘학업’에 비중을 두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이관우 목사(CCC북동지구 대표간사)는 “IMF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볼 때 대학에 들어온 세대들의 정서에 큰 차이가 발견되고 있다”며 “이들은 외환 위기 이후 실직한 부모를 보며 일찌감치 무한경쟁 시대에 눈을 떠 학업에 대한 비중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캠퍼스 정서가 이같이 흐르고 있는 반면 이들을 향한 선교단체들의 전략은 아직 노방전도, 노방찬양, 설문조사 등 80, 90년대에 주로 해왔던 방식들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복음을 대하는 캠퍼스의 토양은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다. CCC의 한 관계자는 “불과 3, 4년 전만 해도 노방전도를 하면 4명 중 1명이 복음을 받아들였으나 지금은 6명중 1명 정도가 영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정체 내지 하향 곡선을 보이던 캠퍼스 선교의 성장세가 IMF 이후 그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가의 현장 사역자들은 캠퍼스선교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머지 않아 치명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교전략을 새롭게 세우는 방안과 관련하여, 학원사역만을 전략적으로 연구하는 단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CCC의 경우 올 1월부터 이것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원사역연구소(전용덕 팀장)를 출범시켜 주목되고 있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기독교와 교회의 이미지 메이킹’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복음전도 자체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복음전도의 토양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고직한 선교사(젊은이선교정보연구센터 대표)는 “아무리 복음이 파워가 있어도 복음전도의 토양 자체가 척박하면 효과가 안 난다”며 “이미 산성화되어 있는 캠퍼스의 토질을 옥토로 바꾸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고 선교사는 “기독교 동아리들이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에 영향력 있는 리더들을 진출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캠퍼스 내에서 바람직한 문화를 주도하는 일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단·교회와 선교단체의 연합도 절실히 필요하다.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가 추진하고 있는 ‘캠퍼스입양운동’이 이를 위한 좋은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한 교회가 해외 선교지를 입양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듯 캠퍼스 사역에 전념하는 사역자들을 위해 교회가 기도하고 지원을 펼치는 운동이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 최병곤 목사) 여전도연합회는 고려대, 외국어대, 서강대, 아주대 등 4개 대학의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

문화를 이용한 다양한 전도법 개발도 필요하다. 흥미를 끌 만한 것이 선교단체에 존재하지 않는 한 젊은 세대는 모이지 않는다.

기독교인들로 구성한 축구동아리 등 순수 문화스포츠 관련 단체를 만들어 선교의 일환으로 사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최근 CCC는 ‘로프 트릭’이라는 사영리 마술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급변하는 대학가 정서에 효과적으로 다가서는 캠퍼스복음화 전략, 이제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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