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8 12:38 (목)
대구시, ‘신천지에 1천억원 내놔!’
상태바
대구시, ‘신천지에 1천억원 내놔!’
  • 정윤석 기자
  • 승인 2020.06.23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천억원 민사소송 대구지법에 소장 접수··· 신천지에 후폭풍 몰아칠 듯
신천지 상대 소송 관계자가 대구시가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를 상대로 1천억원대 소송을 제기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신천지 상대 소송 관계자가 대구시가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를 상대로 1천억원대 소송을 제기한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권영진 시장)가 신천지와 이만희 교주를 상대로 1천억원대의 거액의 손배소를 제기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천지는 비단 코로나19 문제만이 아니라 그 교리적 문제로 대한민국 사회의 거대한 리스크로 자리해왔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의 상당수가 20대~30대의 젊은 층이었고, 그들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전도활동으로 비슷한 또래의 청춘들이 신천지에 빠졌다. 그 전체 숫자만도 24만여 명을 상회한다. 이들은 장차 대한민국이 인류의 중심이 되며, 신천지가 참 구원·참 진리임을 깨닫고 전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으로 돈을 보따리로 싸들고 오고 자신들은 그 돈으로 역사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재벌이 된다는 허황된 망상에 빠져 있다. 이 교리를 믿고 따르는 신천지 신도들은 자신들의 청춘을 1931년생 90세의 이만희 교주에게 헌신짝처럼 바치고 있다. 이로 인한 가정 불화, 직업 포기의 문제도 적잖았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지금까지 한국사회는 신천지측에 대한 큰 관심이 없었다. 이게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국가 행정 기관이 소위 이단·사이비 단체를 상대로 1천억원대의 초거액의 손배소를 제기한 것은 유사 이래 처음 발생한 일이다. 과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구시 소송장을 2020년 6월 18일 대구지방법원에 접수했다. 청구 대상은 신천지예수교회와 이만희 총회장이다. 손배소의 청구 원인은 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과 지역사회 전파·확산에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산청한 청구 금액(소가)은 피해액 약 1,460억원 중 그 일부인 1천억원인데 이 비용이 일부인 이유는 향후 소송과정에서 피해사례나 피해입증을 더 추가하게 된다면 소가는 더 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양상을 보면 2월 18일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31번 환자가 신천지 교인으로서 집합 예배를 한 사실을 확인하고, 신천지 교회 측에 교인명단 확보와 적극적인 검사 및 자가격리, 방역협조를 요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집합시설 누락, 신도명단 누락 등 방역방해를 하였다”며 “행정조사 결과 대구교회 건물의 상당 부분을 종교시설로 무단 용도변경하여 종교시설로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예배를 하는 등의 사실도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건축법 위반행위 역시 대규모 집단감염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시는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을 경계하는 상황에서도 부주의한 행위들이 발생하였다”며 “특히 확진자가 발생해 신천지 대구교회가 폐쇄명령을 받고 집합시설에 대한 폐쇄명령 속에서도 신도들에게 길거리 전도를 종용하는 등 감염의 확산을 오히려 조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규모 검사 및 격리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교인 10,459명 중 4,2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대구지역 총 확진자 6,899명의 62%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대구시의 입장이다.

손배소와 관련한 제반 작업도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대구시는 소 제기에 앞서 신천지교회 측 재산의 동결을 위해 법원의 가압류 결정을 통해 교회와 이만희 재산 일부에 대해 보전조치를 취했다. 보전조치를 취한 재산은 다대오지파 교회 건물 전(全) 층과 지파장 사택, 그리고 교회와 이만희 명의로 되어 있는 예금채권 등이다. 향후에도 대구시는 이들의 재산을 계속 추적하여 민사상 재산보전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부산성시화이단상담실의 권남궤 목사는 “대구 다대오 지파장 구속에 이어 1천억대 손배소가 제기된 건 신천지측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다”며 “대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른 지파도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면 신천지가 피해갈 길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권 목사는 “신천지측의 재정적 책임은 총회나 지파가 원래 갖고 있는 재정이 아니라 성도들이 그것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도 진리의 길을 걷는 신천지에 불어닥친 마지막 환란이라고 생각하고 다 같이 십시일반하는 마음으로 손배소에 책임감을 갖고 동참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대전예안상담소의 강성호 목사는 “코로나 19 이후 신천지 분위기 자체가 공영방송에 나오는뉴스들을 거짓·과장·음모로 해석하는 모습을 봤다”며 “1천억원대 소송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감추고 거짓으로 몰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다. 강 목사는 “신천지 안의 반응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거 같다”며 “하나는 신천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인데 이들에게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 신천지에 대한 객관적 관점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이들은 1천억원대 손배소로 동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신천지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대구시의 손배소에 대해 정부의 방역 실패론과 중국인 유입 차단 실패론 등의 카드를 갖고 대응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