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18 12:38 (목)
반전·평화 열기 뜨겁다
상태바
반전·평화 열기 뜨겁다
  • 정윤석
  • 승인 2003.03.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계 단체와 교단 성명서·기도회 잇따라

 

UN의 동의조차 얻지 못한 채 감행된 미국의 이라크 무력 침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평화를 갈망하는 기도소리와 함께 즉각적인 전쟁중단을 촉구하는 반전여론이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총회장 최병곤 목사)과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전병금 목사)가 3월 23일을 ‘세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함에 따라 전국의 소속 교회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사태를 놓고 뜨겁게 기도했다.

최병곤 목사는 “미국의 패권유지와 이권을 위해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희생시키는 이라크 전쟁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전국교회와 성도 여러분은 사순절 기간 매일 정오를 기해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려달라”고 요청했다.

전병금 목사는 현재의 전쟁을 “석유 매장량 2위인 이라크에 친미정권을 세워 석유를 확보하려는 ‘석유전쟁’”이라고 규정하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미국이 이 전쟁을 당장 중지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한국교회에 당부했다. 전 목사는 또 “이 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져 국제적인 리더십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기독교 국가이면서 이런 악을 자행함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선교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3월 20일 대한성공회 성단 앞에서 반전시위를 하는 반전평화기독연대 회원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총회장 한명수 목사)도 3월 17일부터 23일까지의 한 주간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특별기도 주간’으로 정하고 세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기도하는 주간을 보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는 3월 23일 왕성교회 주일예배 설교가 끝난 뒤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는 현실을 한국교회가 안타까워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해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전쟁의 확산을 막아 주시고 북한 핵 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 주시도록 매달리자”고 강조하고 전 교인들과 함께 기도했다.

정주채 목사(예장고신·향상교회)는 3월 23일 주일 설교를 통해 “전쟁은 피가 피를 부르는 보복의 악순환만을 가져온다”며 “미국은 이번 전쟁을  9·11 테러에 대한 복수로, 또 테러를 예방하기 위한 자위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명백한 침략전쟁”이라고 비판했다. 정 목사는 또 “이라크 전쟁을 보면서 우리나라를 염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다”며 “전쟁이 단시일에 종식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합심해서 기도하자”고 말했다.

예장 통합측 동안교회는 ‘인간 방패’로 이라크에 들어간 전 학원복음화협의회 간사 유은하 씨(29)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계속 기도중이다. 유 씨는 현재 이라크의 바그다드에 위치한 알 파나르 호텔에 머물며 여섯번째 기도편지를 자신의 사이트(http://withyoo.cyworld.com)에 올렸다. 기도편지에는 민간인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고 그들을 돕는 데 준비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등 8가지 기도제목이 담겨 있다.

한국기독학생회(IVF)도 3월 22일 오후4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반전평화 기독인 콘서트를 열고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최성규 목사·KNCC)를 비롯한 기독교 NGO단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개시된 3월 20일부터 연일 전쟁종식을 촉구하고 있다. KNCC는 전쟁을 반대하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악의 징치라는 명분으로 이 전쟁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 이 전쟁은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한 국가와 그 국민들,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볼모로 한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당장 전쟁을 포기하고 평화를 만드는 방법을 택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KNCC는 또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지지하고 나선 한국정부의 행보에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정부는 당장의 이익 때문에 명분과 실리를 해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시아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상복 목사)와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도 3월 20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전쟁은 악을 제거하기보다는 악을 증가시킨다”며 “세계 모든 종교인들과 특히 미국 국민들이 현재의 상황을 종교적 갈등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반전평화교회여성연대, 한국기독청년협의회, 기독청년학생연대, 반전평화기독연대 등 반전여론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전 기독교계로 확산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