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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과정서 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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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과정서 변조됐다”
  • 정윤석
  • 승인 2004.1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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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들에 면죄부 준 <정통과 이단>

 

▲ 11월 12일 예장연 정기총회에서 <정통과이단>의 결론이 잘못 나왔다고 보고하는 조성훈 이대위원장.
귀신파, 구원파 등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들에 대해 ‘이단 아니다’고 무더기로 면죄부를 줘 물의를 일으켰던 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예장연)의 <정통과 이단>이란 책자가 예장연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최종 심의 내용과는 다르게 출판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정통과 이단> 책자 발간의 도덕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할 만한 사안으로서, 예장연의 핵심 관계자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예장연 이대위원장 조성훈 목사는 11월 12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예장연은 ‘귀신파, 구원파, 이재록 목사 등’ 재검증대상이라고 하는 10여 개 단체들의 해명을 싣고 예장연의 권고사항 등을 게재하는 것으로 결정했는데 이 때는 없었던 ‘결론’ 부분이 인쇄 과정에서 임의대로 추가되었다”고 폭로했다. 소위 재검증 대상들의 해명내용을 게재하는 선에서 그치기로 최종 심의 완료되었던 책에 ‘이단 아니다’는 ‘결론’이 임의로 추가된 채 인쇄되었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또 “특히 이단 연구가로서 활동하는 최삼경 목사 등 3인에 대해 이단성이 있다고 한 부분은 감수한 적도 없는 내용이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조 목사는 11월 12일 서교호텔에서 열린 예장연 정기총회에서 무더기 이단면죄부 <정통과 이단>의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책자발간의 총괄 책임을 맡은 한 사람으로서 회원들에게 “용서해 달라”며 사의를 표했다.

총회 보고후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정통과 이단>의 발간 경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조 목사에 따르면, 예장연의 이대위 임원들이 <정통과 이단> 발간을 위해 최종적으로 모임을 갖고 원고를 심의 완료한 날은 올해 6월 15일이다. 이 때까지도 한국교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된 ‘구원파, 귀신파’ 등에 대해 “이단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린 부분은 없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인쇄하기로 한 내용은 △귀신파, 구원파 등 재검증 대상들에게 보냈던 질의서에 대한 해명과 그들의 답변 △한기총 등이 재검증 대상에 대해 비판한 자료 △이 비판에 대한 재검증 대상자들의 해명 △예장연의 권고사항 등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정작 인쇄돼서 나온 <정통과 이단>에는 재검증 대상인 소위 구원파(권신찬, 박옥수, 이요한), 귀신파(김기동, 이초석) 등 10개 이단(단체)에 대해 무더기로 이단이 아니라고 ‘결론 내려준’ 내용이 첨가됐다는 것이 조 목사의 주장이다. 조 목사는 그 일을 한 사람으로 이 책자의 또 한 사람의 발간 총괄책임자인 이흥선 씨(기독평론신문 발행인)를 지목했다.

그러나 이흥선 씨는 “결론 부분은 모두 이대위원장인 조 목사의 최종적인 심의를 거쳐 나오게 된 것”이라며 “조 목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씨는 11월 13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6월 15일 심의 완료할 때 재검증 대상자들을 ‘이단 아니다’라고 한 결론이 이미 포함되어 있었고 이단 연구가 3인에 대한 규정도 다 있었다”며 “심의 완료된 내용과 바뀐 것 없이 거의 동일하게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전권을 쥐고 출판을 진두지휘한 것은 내가 아니라 이대위원장인 조성훈 목사”라며 “조 목사가 최종 심의할 때 책 내용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책 출판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나와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개인적으로 풀면 되지 자기 약점을 합리화하기 위해 나를 공격하려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조 목사가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도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통과 이단>의 발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당사자들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어 예장연측의 명쾌한 진실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 교계에 커다란 물의를 일으킨 책자를 발간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 예장연의 도덕성 문제가 스스로 도마 위에 오른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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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연의 <정통과 이단> 어떤 책인가

예장연이 6월 20일에 발행한 <정통과 이단>이란 책자는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소위 구원파(권신찬, 박옥수, 이요한), 귀신파(김기동, 이초석), 다락방 류광수 씨, 박윤식 씨(평강제일교회), 안식교, 이재록 씨(만민중앙교회), 할렐루야기도원(김계화) 등 10개 이단(단체)에 대해 이단이 아니라고 발표해 큰 파문을 일으킨 ‘이단면죄부 자료집’이다.

이 책은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에는 ‘면죄부’를 준 반면 최삼경 목사 등 한국교회의 이단연구가들에 대해서는 도리어 이단성이 있다고 정죄해 대조를 보였다.
<정통과 이단>은 책 표지에 ‘종합 연구서’라고 표기가 돼 있지만 책의 구성과 내용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연구서의 기본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검증 대상이 되는 이단 단체들에 대한 예장연의 교리적인 자체 분석과 변증적 재검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그런 내용 없이 대부분의 분량을 이단측의 일방적인 해명과 반박으로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재검증 대상자들의 핵심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슬쩍 비껴가버리는 것도 <정통과 이단>의 주요한 특징이다. 재검증 대상자 중 이재록 씨는 “1992년도에 8일 동안 피를 쏟아 원죄·자범죄가 없어졌다”는 극단적 신격화 발언을 해 문제가 됐고, 김풍일 씨는 자신의 책 <천지개벽>제1탄에서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정면으로 부인해 문제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연구나 비판도 하지 않은 것이다.

예장연측은 <정통과 이단>을 신학자들이 감수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그들이 누구인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유일하게 감수했다고 발표한 임희국 교수(장신대)로부터는 명의가 도용됐다며 형사고소까지 당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예장연 이대위 위원장 조성훈 목사와 집필위원인 이흥선 씨가 <기독공보> 10월 23일자 신문에 임희국 교수(장신대 교회사) 앞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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