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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봉사, 즐겁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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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봉사, 즐겁게 합니까?
  • 정윤석
  • 승인 2004.06.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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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 탈진자·구경꾼 아닌 ‘참일꾼’이 되자

 교회에는 3종류의 사람이 있다. 교회 봉사의 참 맛을 느끼며 기쁘게 교회 생활을 하는 ‘일꾼’, 주일에 예배만 드리고 봉사라고는 전혀 하지 않는 ‘구경꾼’, 주일에 너무 많은 봉사에 시달려 평일 못지않게 일에 시달리는 ‘탈진자’.

어떻게 하면 교회안의 성도들이 모두 자신이 맡은 봉사를 ‘일꾼’으로서 즐겁게 봉사하며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이는 ‘밥퍼’식 사회 봉사에 비해 교회 내부의 봉사가 평가절하되는 시대에 교회의 공통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수용 목사(서곡장로교회)는 “교회 봉사는 ‘하나님 앞에 드리는 마음’과 함께 ‘자원하는 헌신된 마음’이 기본 원리여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교회 현장에서 봉사를 한 사람도 이런 말에 동의한다. 20년간 한결 같이 전남 덕양교회에서 아동부 교사를 해 온 김형재 안수집사(47)는 ‘즐거운 봉사론’을 단 한마디로 표현한다. 믿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20년간 한 자리에서 봉사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예수님의 사랑으로, 믿음으로 봉사해야 해요. 즐겁게 봉사하려면 두 가지 믿음이 있어야 해요. 나의 봉사를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신다는 믿음, 나의 헌신에 대해 하나님이 다 갚아 주신다는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으로 봉사를 하면 은혜가 되고 자연히 기쁨이 찾아옵니다. 즐겁게 봉사하는 비결을 찾아보세요. 억지로 봉사하는 건 스스로를 힘들게 해요.”

자신의 봉사와 헌신이 하늘에서 해같이 빛날 것이라는 믿음이 그의 변함없는 봉사를 가능케했다. 10여 년간 교회에서 식당봉사를 한 홍용자 집사(성내제일교회)도 같은 마음이다. 사람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일하는 것, 예수님이 드실 식사라는 마음으로 식단을 짜고 식사준비를 하는 것이 즐거운 봉사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이런 마음 가짐에 신앙의 ‘BASIC’을 밑받침해야 한다. 봉사의 바탕에 기도, 말씀, 예배, 교제라는 신앙의 기초를 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교회 봉사는 ‘피하고 싶은 노역’에서 ‘의미 있는 사역’으로 탈바꿈한다. 개척교회를 섬긴 경험이 있는 박정기 집사(포항중앙교회)는 “작은 교회를 섬길 때 교회 안에 모든 게 부족했고 기도해야 할 것 투성이어서 처음에는 ‘내가 왜 이곳으로 왔나’하는 불평도 했지만 봉사하며 모자라고 부족한 것들이 기도할 때마다 어김없이 채워지는 것을 보고는 형식적인 신앙이 감사·확신의 신앙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즐거운 봉사를 위한 성도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목회자들의 배려와 조율이 빠져서는 안 된다. 먼저 봉사자들의 재교육이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교육방법에 있어서 ‘당신이 모자라니까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 훈육적 방법도 있겠지만 ‘당신이 교육을 많이 받아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는 미래 비전적 방법이 더 좋고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목회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단순한 봉사자로서의 활동만 요구하면 성도들은 봉사에 염증을 느끼게 된다. 봉사자들에 대한 목회적 차원의 자기 계발과 성장을 위한 배려와 격려가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봉사의 불균형 해소도 필요하다. 구경꾼을 일꾼으로 도전하고 전환하고 탈진자들의 사역을 줄여줘야 한다. 구경꾼을 일꾼으로 전환시키면 많은 일로 힘들어하는 교회안의 탈진그룹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새안산교회(김학중 목사)가 실행하는 ‘1인 1사역 갖기 운동’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좀 더 많은 신도들을 교회 봉사자로 세우고 1인 다중사역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미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교회 구경꾼’ 중 1/3은 한 때 열심 있는 봉사자였다가 이미 봉사로 탈진하고 스스로 ‘안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탈진된 몸·마음에 힘을 불어넣고 일꾼이 되도록 도전해야 한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교회의 봉사가 신앙에 유익하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큰빛교회(조태환 목사)가 2003년 4월, 252명의 성인 성도들을 대상으로 ‘교회봉사’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했다. “교회봉사를 통해 무엇을 얻었습니까?”라는 질문에 “봉사를 통해 얻은 게 전혀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단 3명뿐이었다. 반면 나머지 신도들은 억지로 봉사를 하든 자발적으로 하든 절대다수가 봉사를 통해 신앙의 유익을 얻었다고 답변했다.

이렇듯 성도들의 신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교회 봉사가 좀더 ‘즐거운 사역’이 되도록 한국교회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공통된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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