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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이단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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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이단 종합
  • 정윤석
  • 승인 2001.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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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이단 동아리가 대학가에서 버젓이 활개치고 있는 현장 보고


   ▲ 캠퍼스는 이단과의 전쟁중. 사진은 이단대처를 하던 CCC등 기독 동아리들이 제명 당한 전남대
대학 캠퍼스를 향한 이단, 사이비 단체들의 침투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사회 봉사 단체라는 가면을 쓰고 캠퍼스 안에 또 다른 방법으로 둥지를 트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독동아리들로부터의 '이단 시비'의 화살을 벗어나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일반 학우들의 설득력마저 얻는 중이다.

 기독 동아리들이 특정 동아리를 '이단' 동아리로 분류할 경우, "사회 봉사를 하는 동아리인데 어떻게 이단, 사이비일 수 있느냐"며 오히려 역공을 당하는 것이 대학가의 현실이다.

 본지는 지난 94년에 '대학이 죽어간다'는 제목으로 캠퍼스에 뿌리내리는 이단 사이비 동아리들에 대해 취재한 바 있다. 당시 대학가에서 활발하게 침투전략을 펴던 단체는 통일교와 CBA, 영생교 등이었고, 이중 CBA는 본지 보도에 대해 크게 반발하며 한바탕 논쟁을 치렀다. 법정소송 직전까지 치달았던 이 사태는 결국 CBA가 자체 사정으로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어진 바 있다.

 본지의 대학가 보도 그 후 7년. 이단 동아리들은 여전히 캠퍼스에서 활개치고 있으며 그 숫자와 접근 방법에 있어서 더욱 지능적이 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일부 대학에서는 기독 동아리들이 특정 동아리들에 대해 '이단'으로 분류한 전단지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동아리연합회에서 제명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금도 대학가는 이단 동아리들로 몸살 중이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대학가에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이단, 사이비 동아리들은 대표적으로 안상홍 증인회, 이만희 계열, JMS(현, 기독교복음선교회), 구원파, CBA 등이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자신들의 이단성을 감추기 위해 사회 봉사 단체, 인형극 공연을 하는 단체 등으로 위장하여 캠퍼스로 침투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이럴 경우 캠퍼스 동아리들의 이단 대처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전남대에서 일어난 CCC 등 동아리 제명 사태다. 기독 동아리가 이단 동아리들을 전단지에 명기한 결과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경우다.

 대학가에서는 이단들에 대해 캠퍼스 나름대로의 현명한 대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 학내 기독동아리들의 시급하고도 공통된 과제로 남고 있다.

 

대학가에 뿌리내리는 이단 단체들

   
   ▲ 서울 중앙대에 부착된 <대학생 자원 봉사 연합>의 포스터. 단체이 마크가 안상홍증인회 산하 기구인 <대학생종교개혁선교회>의 것(아래 오른쪽)과 동일하다
안상홍 증인회 하나님의 교회
1985년도에 죽은 안상홍을 하나님이라고 믿는 안상홍 증인회(이하 안증회)가 지성의 전당, 대학가를 향해 본격적인 침투를 감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2002년에 있을 월드컵 자원봉사를 표방하며 캠퍼스로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다.

지난 4월 6일. 중앙대 정문 근처에 '대학생 자원봉사 연합'이란 단체에서 '2002년 월드컵 자원봉사단원 모집'이라는 포스터를 붙였다. 언뜻 보면 순수한 자원봉사 단체인 듯하지만 이 단체는 안상홍 증인회와 유관한 기관이다.

   ▲ 안상홍증인회 산하 기구인 <대학생종교개혁선교회> 마크
이 단체는 이미 중앙대 인근의 한 건물을 빌려 신입부원을 모집했고 여기에 중앙대 학생을 비롯한 몇몇 사람이 자원봉사자로 등록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기자가 이 단체에 전화를 해서 "안상홍 증인회의 산하기구 아닌가?"라고 묻자 그 전화 통화자는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 듯 대답을 했다. 이는 이들이 자신들의 정체를 철저하게 숨긴 채 활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단체의 마크가 안상홍 증인회 산하 선교기구인 대학생 종교개혁 선교회의 그것과 동일한 점은 이 단체가 어떤 곳임을 묵시적으로 말해준다.

앞으로도 이 단체는 전국 300개 대학에 대학지부(Campus Volunteer, 약칭 CV)를 설립하여 각 대학단위 별로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대학가를 향한 안상홍 증인회의 또 다른 명칭은 '대학생종교개혁선교회'(일명 CMR-Campus Mission Religious Reformation). 현재 경북 안동대, 강원 강릉대, 인천 인하대, 광주 조선대, 부산 동명대, 대구 계명대, 대구 영진전문대, 서울 중앙대를 자체 종교개혁선교회로 등록하고 활동중이다.

안상홍 증인회 연구가 진용식 목사는 "대학은 포교를 위한 효과적인 거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기성교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한 젊은이들이 의외로 쉽게 안상홍 증인회라는 이단단체로 빠지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신천지교회(이만희측) - 행정조직 장악으로 캠퍼스 내 침투
광주 전남지역 대학가는 이단 문제로 심한 몸살을 앓는 중이다. CCC의 이관우 간사(서울 북동지구 대표간사)는 "서울지역 캠퍼스는 이단문제가 그렇게 심각한 양상을 보이진 않으나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가는 신학기가 되면 신천지교회 등 이단단체와 해마다 '전쟁'을 치른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전남대는 최근 신천지교회의 활동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전남대기독인연합의 한 관계자는 "신천지 교회는 기존의 이단단체들이 개인적인 접근을 보인 것과 달리 행정 조직을 장악하는 방법으로 캠퍼스를 파고든다"고 지적했다.

   ▲ 전남대 동아리 연합은 CCC와 ESF 등을 제명했다ㅓ
총학생회에 출마를 하는가 하면 지금까지 '운동권의 오른팔'격으로 불리던 동아리연합회에 출마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한다. 이들은 기존의 총학생회가 사회참여에 집중하며 해 주지 못했던 '학내 동아리의 복지'문제를 실제적으로 해결하며 학내에서 인정받는 세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전남대 동아리연합회을 맡았던 현재의 17대는 물론 16대도 임원 중에 이만희측 단체 출신들이 있다는 의견이 학내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전남대에서 40년 동안 캠퍼스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한 CCC 등이 어렵지 않게 제명된 배후에는 신천지교회와 관계된 임원들이 포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된다.

JMS(현 기독교복음선교회) - 전국 대학 내에서 이름 바꿔가며 활동중
반 JMS 운동의 한 관계자는 "JMS는 대학가를 그 포교의 근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 모든 캠퍼스에 JMS가 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JMS는 SBS보도(1999년 3월) 이후 서울대의 오손도손이 제명된 것을 제외하면 학내에서 큰 제재를 받지 않고 활동중이다. 고려대 또한  TV 방송 보도 후 JMS 제명 운동을 시작해봤지만 '고대 내에 실제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내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제명 건이 보류된 바 있다.

교주 정명석 씨는 국내에 물의를 일으키며 해외로 잠적했지만 JMS 관련 동아리들은 아직도 대학 내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정식 동아리로 등록된 단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 비 동아리로 자신들의 모임을 유지하는 추세다. 진주 경상대 같은 곳은 정식동아리가 없지만 비공식적으로 60~100여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고려대학 기독교 연합의 박준영 간사는 "과거에 <하늘과 땅> 또는 <복음자리>라는 명칭으로 활동하던 이 단체가 현재는 BNB라고 이름을 바꿔서 활동중"이라고 밝혔다. 박간사는 이로 인해 올해 약 20여 명의 신입생이 가입하는 등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원파(기쁜소식선교회)
박옥수 씨는 "10년 안에 대학마다 'GOODNEWS MISSION(기쁜소식선교회)' 서클이 생기고 전국 대학에 복음의 역사가 힘차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기독 단체들을 제명한다는 공고가 전남대 동아리 연합회 게시판에 붙어 있다ㅓ
구원파의 세 계파 중 대학가 침투는 주로 박옥수 씨에 의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측은 최근에는 주로 무디성경과학 영화 상영 및 성경세미나를 통해 학생들에게 접근하고 있으며 이외의 다양한 모습으로 접근을 모색하기도 한다. 채팅방, 인터넷교육, 복음성극 동아리 등의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의 사이트에는 한 신도가 "고려대에서는 GNN 복음 성극 동아리를 등록하려고 한다"며 "형제 자매님들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히는 글도 올라와 있다.

한편, 한기총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만민중앙교회는 MCM(Manmin Campus Mission)이란 이름으로 경희대 수원캠퍼스 등지에서 활동중이며, 합동측 장로교를 비롯 한국교회 여러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김기동 씨의 성락교회는 CBA라는 이름은 물론, ERC(전남대) 등 이름을 바꿔서 활동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CC 등 기독 동아리 제명 당하기도
전남대에서 CCC(한국대학생 선교회) 등 5개 기독교 동아리가 '이단 동아리'를 경계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학내 동아리연합회에서 무더기로 제명 조치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피해 입은 기독 동아리들이 모여 제명 이후의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ㅏ
전남대 동아리연합회로부터 이 같은 조치를 당한 기독동아리는 5개. CCC와 ESF(기독대학인회), IVF(한국기독학생회), SFC(학생신앙운동), YWAM(예수전도단)이다. 제명이 되면 동아리 방을 빼게 되고, 공개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는 등 캠퍼스의 복음화의 거점을 잃는 심각한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CCC를 비롯한 5개 기독동아리가 가입한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지난 3월 29~30일 '캠퍼스 영적 대각성 집회'를 가지면서 제작 배포한 행사 안내지에 전남대 동아리연합회에 소속된 '신앙과 예술'(JMS 단체) 등 5개 동아리를 이단 사이비로 명기한 것 때문이다. 그것이 해당 동아리의 자치권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학내에서 유인물을 통해 이단 단체를 경계한 일로 대학가 선교단체들이 징계조치를 당한 것은 국내 선교단체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시급한 대처가 필요한 상태다.

현재 동아리연합측은 이미 사회적으로도 그 부도덕성이 여실히 드러난 정명석 단체와 관련된 동아리에 대해서조차 이렇다할 문제의식이 없는 상태이다. 이렇듯 사이비 이단 문제의 본질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동아리연합측의 자세를 감안할 때 이번 사태는 캠퍼스 내에서 활개치고 있는 사이비 이단 동아리들에게는 획기적인 호재가 될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일은 한 대학의 내부 문제만이 아닌 것이다. 이 문제는 차후 대학 내의 기독 동아리와 이단 사이비 동아리의 관계성에 선례로 남게 되는 사건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한편, 동아리연합측 핵심 인물 중 일부가 이만희 씨를 보혜사라고 주장하는 신천지교회에 다닌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대목은 이번 사태의 성격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고 있다.

2001년 대학가. 이단들은 새로운 얼굴로 위장하며 신입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사회 봉사 단체로 위장하는 것은 물론, 2002년 월드컵 자원 봉사 단체로 포장하기도 한다. 때로 기독 성극 동아리 등 너무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들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때다.

(월간 <교회와신앙> 2001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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