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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귀의 영을 받은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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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마귀의 영을 받은 사람인가?
  • 정윤석
  • 승인 2009.01.14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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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교회를 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사탄의 역사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 보일 때 ‘사탄아 물러가라!’고 외치곤 했습니다. 배운대로 한 것이죠. 심지어 제 남동생이나 누나에게까지도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죠. 제 남동생이나 누나도 마찬가지로 나를 향해 그렇게 말하더군요. ‘사탄아 물러가라’고. ㅠㅡ

내가 할 때는 괜찮았는데 막상 당하고 나니 그렇게 속이 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로 ‘사탄 쫓아내는 시늉’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마음과 뜻과 목숨과 힘을 다해 사랑해야할 대상이지, ‘마성’(魔性)을 들여다보고 쫓아내는 데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 갔습니다.

이단 단체들은 자신의 단체를 방해하는 사람들을 향해 곧잘 ‘성령훼방 죄를 짓는 거다’, ‘마귀의 영을 받았다’, ‘사탄이 역사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 대상은 불행하게도 내 가정의 가족이 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모 집사님이 교주를 신격화하는 단체에 빠졌습니다. 그 집사님은 자신이 빠진 단체에 아내와 딸까지도 함께 데려갔습니다. 아내는 그 곳에 가기가 싫었습니다. 어느날 반항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가‘어떻게 그 인간이 하나님이냐?’고 교회 가기를 거부하면 그 집사님은 “성령훼방죄를 짓지 말라!”면서 아내를 정죄했습니다. ‘성령훼방죄’는 사하심을 얻지 못하는 아주 무서운 죄죠. 심지어 딸이 그 교회를 가지 않겠다고 하면 폭행까지 했었죠.

강원도에 모 기도원이 있습니다. 여기에 빠지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빚을 얻어 거액의 헌금을 하고 그 안에서 노역을 하며 가족과는 인연을 끊었습니다. 부모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팠겠죠. 그래서 부모들은 그곳을 가지 말라고 막았고 자녀들로부터 공통적으로 정죄를 받아야 했습니다. 자녀들이 서슴지 않고 부모를 ‘마귀’라고 비난했던 것이죠.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사례를 두 가지 들었는데 독자 분들 보시기에 과연 누가 마귀의 영을 받은 사람으로 보이시나요? 대구에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인간 교주를 하나님으로 믿는 사람이 있었죠. 그녀는 어머니든, 누나든, 동생이든, 남편이든 자신이 그 교주를 믿는 것을 방해하면 ‘사탄이 역사한다’면서 정죄하고 자신이 가는 길을 막지 못하도록 온갖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기적이었을까요? 어느날 조용히 그녀가 집에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됐습니다. 사실 이단단체에 빠진 분들이 자신들의 단체와 관련, 이성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들은 가르치는대로 사고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거든요. 근데 ‘생각’이란 것을 그녀가 하게 된 겁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이 고개를 살며시 들었습니다. “나는 어머니를 사탄에 씌였고 사탄에 조종당하고 있다고 마구 비난하고 악을 썼는데 그 어머니는 날마다 나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시면서 마음 아파하시고 사랑으로 나를 감싸 주신다. 정말 사탄에 사로잡힌 사람은 누구일까?”

그녀의 마음 가운데 그동안 억눌렸던 양심의 소리가 고개를 쳐들었습니다. 감겨졌던 이성의 눈이 살짝 뜨여졌습니다. 잘못된 교리로 억눌렀던 가족애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생각은 그녀가 이단단체를 떠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나중에 그녀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정말 마귀에 들린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봤는데···. 진리를 따른다는 나는 갈수록 가족들을 정죄하는 악한 짓을 했어요. 반면 ‘사탄에게 조종당한다’고 내가 비난했던 어머니는 사랑으로 나를 감싸고 눈물로 기도를 했습니다. 결론이 나더군요. 정말 마귀 들린 사람이 누구인지.”

혹시 타인을 향해 여러 가지 버라이어티한 멘트로 저주했던 분이 계십니까? 자신을 향해 다시 한 번 이 질문을 던져 보십시오. “정말 마귀의 영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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