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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우 목사, 어쩌다 출교당한 이단 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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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우 목사, 어쩌다 출교당한 이단 됐는가
  • 정윤석
  • 승인 2009.10.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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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장로교단의 총회에서 가장 큰 이단문제 이슈는 변승우 목사의 이단성 규정 여부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총회에서 변승우 목사에 대해 ‘교리적 측면에서’ 가장 강도 높게 규정을 내린 교단은 예장 통합측(총회장 지용수 목사)이고, ‘행정적으로는’ 예장 백석측(총회장 유만석 목사, 구 합동정통)이 고강도 처분을 내렸다.  

▲ 변승우 목사를 제명출교시키기로 결정한 예장백석측(구 합동정통) 총회모습

통합측은 94회 총회에서 변 목사에 대해 “비성경적 기독교 이단”이라고 결의했다. 예장 합신(총회장 임석영 목사)은 “이단성이 심각하다”, 예장 합동(총회장 서정배 목사)은 “참석금지, 1년 더 연구”, 고신(총회장 윤희구 목사)은 “극히 불건전한 사상”이라며 작년에 이어 ‘참여금지’ 단체임을 재확인했다. 더욱이 예장 백석측은 교단 소속 목사였던 변승우 목사를 참여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제명·출교까지 시켰다.

이번 규정으로 변 목사는 두 가지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기게 됐다. 첫째, 변 목사는 5개 교단이 같은 해 열린 총회에서 일제히 이단 내지 그에 준하는 규정을 내린 최초의 목회자로 기록됐다. 둘째, 자신이 소속한 교단에서 이단성 문제로 제명·출교까지 된 최초의 인물도 변승우 목사가 됐다. 출교(黜敎)란 예장 백석측 총회헌법 ‘제 3편 권징-제 1장 총칙-제8조 책벌 및 내용’에 따르면 “불신자와 같이 인정하여 제명하고 교회에 출석을 금하는 것으로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중범죄자나 이단에 가입하여 돌아오지 아니하는 자에게 과하는 벌”로 정의된다. 출교는 백석측 책벌 규정 중 가장 마지막 항에 해당한다.

변승우 목사는 왜 이토록 자신이 소속한 교단에서 제명·출교를 당하고 5개 교단에서 일제히 이단성 규정을 받게 된 걸까?

▲ 설교하는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 설교 동영상 캡쳐)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 출간 후 교계에 ‘구원관’ 논란 야기
변승우 목사의 이름이 알려진 계기는 2004년 5월 출간한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은혜출판사)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자신의 첫 번째 책을 통해 변 목사는 한국교계에 ‘구원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구원관에 혼란이 온다’며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본 사이트 <교회와신앙>(wwww.amennews.com)은 교계 최초로 변 목사와 관련한 논란을 2004년 12월 경 기사화했다.  

▲ 변승우 목사의 첫번째 저서 지옥에가는크리스천들

이 때 <교회와신앙>은 변 목사의 율법주의적 구원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설교를 하나 공개했다. 2004년 5월 27일 S교회 집회에서 설교한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이다.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에도 일부 등장하는 변 목사의 설교를 그대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마 5:20을 설교하며)서기관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의를 갖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뭐가 필요해요? 너희 의가 필요하다고 그랬어요. 잘 들으세요.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낫지 못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여러분 예수 십자가를 통해서 믿을 때 받는 그 의가 아니예요.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의입니다. 너희 의가 서기관, 바리새인보다 낫지 못하면 너희가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변승우 목사, 2004년 5월 27일 S교회 집회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기독교의 근간인 ‘이신칭의’를 통째로 부정하는 듯한 변 목사의 설교다. 변 목사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구원관’이다. 이 설교에서 그는 분명히 ‘예수 십자가를 통해서 믿을 때 받는 의’가 아니라 ‘우리가 갖고 있어야 하는 의’로 천국에 들어간다고 설교하고 있다. 성경 말씀을 인용하고 있지만 매우 편의적이고 편협한 인용일 뿐이다.

이런 변 목사의 위험성에 대해 <교회와신앙>은 지속적으로 교계에 알려왔다. 변 목사의 서적과 설교를 분석해서 그의 핵심 주장을 제목으로 한 기사 “바리새주의 정통교회가 가장 사악한 이단”(2008년 10월 28일자 기사) “새로운 계시의 일부는 초성경적인 것”(2008년 11월 13일자 기사) 등 10여 꼭지의 변 목사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월간 <현대종교>도 2005년 11월호에 ‘큰믿음교회 변승우 목사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현대종교>는 이 기사에서 △신도들의 ‘환상’을 통해 변 목사가 ‘우상화’되고 있다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이 구원관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월간 <교회와이단>은 2007년 9월, 교계 인터넷 신문 <뉴스파워>는 2009년 5월에 변승우 목사와 관련한 논란들을 보도했다.

변 목사의 논란을 가장 빠르고 다양하게 알려준 인터넷 카페도 있다. ‘무엇이든지물어보세요’(cafe.naver.com/anyquestion.cafe 매니저 dsmedic)다. 변 목사가 논란소지가 있는 설교를 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이 소식은 ‘무엇이든지물어보세요’ 카페에 퍼 올려졌다. 이 카페를 통해 변 목사의 문제점이 뭔지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 변승우 목사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한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카페

 이 카페의 매니저인 이인규 권사는 변 목사의 구원관을 ‘웨슬레적이 아닌 펠라기우스적’이라고 비판해 주목을 끌었다. 이 권사는 웨슬레는 믿음을 유일한 구원의 조건으로 삼은 반면,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한 나머지 자신의 노력으로 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는 점에서 변 목사의 구원관이 펠라기우스와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였던 권성수 목사(대구 동신교회)도 변승우 목사의 구원관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권 목사는 동신교회 상담게시판에 “(변승우 목사는)행위구원을 주장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비판·권면에 대한 ‘독설’과 ‘수용거부’
성령사역이란 것을 한다는 변 목사는 주변의 비판이나 권면은 물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 때마다 매우 격앙된 어조로 ‘독설’로 대응했다.

변 목사의 독설 중 ‘백미’는 2009년 2월 15일 설교에서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이단대처 사역자들을 향한 것이었다.

”이단사냥꾼들··· 이거는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이건 아주 악질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반드시 심판해야 하고 한국교회를 위해서 반드시 철퇴를 내려야 하고 ···이것들은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이런 대명천지에 멀쩡한 교회를 두고 이단시비를 벌인다, 그것은 예수님을 죽인 바리새인보다 더 악질적인 것입니다”, “성경대로 설교하고 성령의 역사를 쫓는 교회를 이단이다, 이건 사악한 존재들입니다.”

서울 서초동의 모 목회자가 자신과 관련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자 2009년 7월 21일 설교에서 그의 실명을 거론하며 ‘인물이 아니다’, ‘깊이가 없다’, ‘형편없다’며 맹비난했다.

“내가 알아봤어요. 인물이 아니에요. 깊이가 없어요. 내가 O목사 설교를 들어봤지만 말씀도 깊이가 없고 영성도 깊이가 없어요. 그냥 사람들이 좋아할 만큼 딱 그냥 멈춰버렸지, 말씀도 깊이가 없고 영성도 깊이가 없는데 OO교회 바람을 타고 성장한 겁니다. 인물이 아닙니다. 그릇이 아닙니다. 그건 내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형편없는 줄은 몰랐다. 이 정도로까지 분별력이 없고 이 정도로까지 경망스러울 줄은 몰랐다.”

이렇듯 주변의 비판이 있을 때마다 변 목사가 보인 특징은 독설로 되받아 치기였다. 자신이 소속한 교단의 권면이 있을 때조차 그는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예장 백석측 제 94회 총회 의사자료에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김학수 목사)와 변 목사간의 질의·답변을 요약한 내용이 나온다. 이 자료는 변 목사에 대해 △본 교단의 신학 노선과 다름을 분명하게 인정하다 △본 교단의 신학 노선을 따르라고 한다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다 △계속 강요한다면 본 교단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하다라고 기재했다. 변 목사가 백석측의 신학과 신앙과 헌법교리를 따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는 것이다.  

▲ 백석측 이대위위원장은 교만하고 악한자라고 주장하는 변 목사

결과적으로 백석교단은 변 목사를 출교시켰다. 이에 변 목사는 9월 29일 큰믿음교회 카페(http://cafe.daum.net/Bigchurch)에 올린 글에서 “몇몇 악인들이 바람을 잡았기 때문에 (출교 처분이)그대로 통과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대위 위원장에 대해서는 ‘교만하고 악한 자’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예장 통합 등 교단들의 ‘이단성’ 결정에 대해 그는 “현대 교회의 어두움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는 이번 총회 때 교단들이 내린 불의하고 불법적인 결정들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합신측의 이대위 관계자인 박 모 목사에 대해 그는 ‘악질적인 이단사냥꾼’이라고 지적했다. 하고 싶은 독설을 다 퍼부은 다음 변 목사는 “저는 저를 음해하는 일에 앞장섰던 모든 불의한 자들을 용서합니다”라며 “용서는 그들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목사는 백석 교단으로부터 퇴출 당한 후 새로운 교단을 세우고 신학교를 세우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새 교단의 이름은 대한예수교장로회(부흥)으로, 신학교의 이름은 성령신학교 및 성령신학연구원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비판과 지적에 독설과 수용 거부로 맞대응한 변 목사가 위험한 이유는 그의 율법적 구원관뿐만 아니라 변 목사의 ‘특수화’내지 ‘우상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변 목사는 큰믿음교회 신도들의 간증을 통해 ‘하나님이 보내신 사자’, ‘예수님의 앞길을 예비하는 종’, ‘마지막 때를 위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자’, ‘마지막 때에 쓰시는 선지자’, ‘사도’, ‘불의 종’, ‘하나님의 가장 큰 일꾼’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변 목사가 큰믿음교회 신도들에게 있어서 가장 유능하고 탁월한 지도자일지 모르지만 한국교회 공 교단의 입장에서 볼 때 그는 자기가 소속한 교단에서 출교된 이단성 인사에 불과하다. 그의 카페에는 ‘한국교회의 적 이단 사냥꾼’이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그러나 금년 장로교 5개 교단이 변 목사를 이단성 인사로 규정함으로 과연 한국교회의 진정한 적이 누구인지는 결정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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