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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도원들, ‘영성’ 미명하에 비상식적 행위 당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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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도원들, ‘영성’ 미명하에 비상식적 행위 당연시
  • 정윤석
  • 승인 2010.11.01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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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이라는 미명하에 신앙인들이 곧잘 일반 상식에서도 통하지 않는 모습을 쉽게 허용하는 경우를 봅니다. 영적이란 것은 곧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모든 것이지 어떤 신비적 행동도 용납한다는 의미가 아닐 텐데 말입니다. 마치 어떤 행위도 가능한 것이 ‘영의 세계’의 일인양 여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음 모습은 어떤가요? 과연 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기도원 취재를 하면서 겪었던 일입니다.

그 기도원은 서울의 군자교 굴다리 인근에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11시 30분에 시작된다는 철야는 찬양 1시간, 설교 1시간 나머지는 기도시간으로 이뤄졌습니다. 30여 명이 모인 이날 철야의 찬양은 광란의 시간 그 자체였습니다. 기도원 원장은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며 흔들면서 노래를 불렀고 노래 대원 3명도 키보드, 드럼을 치고 마이크에 입을 대고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노래하는 중간중간에 빨간 색 앞치마를 두르고 찬양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앉아 있는 신도 4명도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앞치마에는 “하나님의 희한한 능력의 앞치마”라는 문구가 있었고 관련 구절이라고 제시한 사도행전 19장 11-12절이 적혀 있었습니다.

찬양이 끝난 후 설교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설교의 요지는 ‘미쳐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수에 미쳐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말인즉슨 맞는 것도 같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극단적이었습니다. 머리를 싹비우고 미쳐야 기도 응답을 받는다는 둥, 가족들의 소리도 듣지 말아야 한다는 둥 도가 지나친 표현도 나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설교가 끝난 후에 기도시간이 이어지자 원장은 가라오케에서 나오는 듯한 복음성가 반주기를 크게 틀어두었습니다. 시끄러운 노랫소리와 기도가 범벅이 되었습니다.

새벽 2시 이후에 신청자에 한해 상담을 해 준다고 해서 기자도 신청을 했습니다. 상담자리에서 원장은 자신이 받은 은사들을 얘기했습니다. 총 네 가지였습니다. 능력의 밥, 생수, 앞치마, 손수건이었습니다. 이중 밥과 생수는 예수님이 치유를 위해 침과 흙을 이겨서 바른 것을 현대적인 주변 물건으로 바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앞치마는 성령님의 음성을 통해 알게 된 것이라 했습니다. 어느날 기도 중에 이 원장의 마음 속에 성령님이 강단에 앞치마를 입고 서라는 강한 메시지가 들려왔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사탄이 주는 것으로 알고 처음에는 물리쳤는데 다시 음성이 들려오기를 “성령님의 음성을 니가 거절하면 어떻게 살려고 하느냐”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순종해서 자신뿐 아니라 병자들에게 앞치마를 두르도록 해서 지금까지 많은 허리병 환자, 결핵환자 등 환자들이 치유받았다고 합니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사람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집회에 참여한 이유를 알 것만 같았습니다. 그들은 원장의 말을 믿고 앞치마를 두르고 철야집회에 참석한 것입니다.

기자도 허리가 아프다며 그 방법대로 앞치마를 두르게 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어떤 답이 왔을까요? 기도원 원장은 철야 기도회를 10일 정도는 참석해서 ‘앞치마’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 때 두르게 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치마’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 믿음이라니···.

영적이라는 이름하에 별걸 다 신뢰하라는 겁니다. ‘영적’이라는 말을 많이 쓰면서 세상의 어떤 비상식도 용납하려는 사람들, 바로 그 사람들이 신앙생활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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