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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이 수혈을 거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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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의 증인이 수혈을 거부하는 이유
  • 정윤석
  • 승인 2010.11.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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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먹지 말라'는 말씀 오해···'살인 말라'는 계명 어기는 것

언론 사회면에 일년에 한두번 정도 꼭 올라오는 소식이 있다. 수혈을 받으면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거부하다가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다. 최근에는 수혈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병원측과 환자 부모간에 소송이 일기도 했다.

서울 동부지방법원(민사21부) 재판부는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딸에 대한 수혈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이모 씨(30) 부부를 상대로 서울아산병원이 낸 진료업무 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에 대해 원고 승소를 결정했다. 이 씨 부부가 지난 9월 낳은 딸은 대동맥판막 선천 협착 등의 진단을 받고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었다.

병원 측은 신생아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이 긴급하다고 부모에게 알렸으나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이 씨 부부는 수술을 반대했다. 종교적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수술시의 타인의 수혈이 곤란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병원측은 윤리위원회를 열어 논의를 거듭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법원에 판단을 물었다. 법원도 고심을 거듭하다가 결국 병원측 요구를 받아들였다. 부모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친권 행사가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그나마 이런 경우는 법에 의해 병원이 수술을 집행할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에 속한다. 법이 강제하지 않는 경우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수혈을 거부한다. 자신은 물론 심지어 그 대상이 자녀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수술을 거부하다가 죽는 경우도 생긴다. 그렇다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수혈’을 거부하는 이유가 뭘까?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는 노요한 목사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노 목사는 10년간 여호와의 증인에 몸담고 있다가 탈퇴한 뒤 예장 합동측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사람이다. 다음은 그와 전화통화한 내용이다.

-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수혈을 거부하다가 병원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매년 언론에 나온다. 최근에는 수혈문제로 병원과 환자 간에 법적 다툼까지 있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그렇게 수혈을 거부하는 이유가 뭔가?

여호와의 증인측은 레위기 17:10~14에 나오는 ‘피를 멀리하라, 피째 먹지 말라, 피를 먹지 말라’는 말씀을 수혈과 연결한다. 입으로 피를 먹는 것이나 바늘을 통해 사람의 몸 속으로 피를 받아들이는 것이나 똑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는 것이라고 해석해서다.

- 여호와의 증인의 성경해석은 바른 것인가?

심각한 오류를 갖고 있다. 피에 생명이 있다는 말씀은 생명을 존중하고 생명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의미이지 수혈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것을 오해해 그들은 수혈을 거부한다.

- 만일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교리를 무시하고 수혈을 받을 경우 어떤 일을 당하게 되나?

교리를 위반했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 심하게는 제명, 출교까지 당한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징계위원회를 열어 교리를 어긴 것에 대해 처벌할지를 결정한다. 출교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정통교인이 교회에서 출교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에게 있어서 출교는 영적 사망선고와 다를 바가 없다. 구원에서 이탈된다는 의미다.

- 그렇다면 수혈을 거부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종교적 성취는 뭔가?


수혈을 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지킨 것이니 부활의 때에 몸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믿는다. 반대로 수혈을 한 사람들은 멸망당하게 된다고 여호와의 증인들은 생각한다.

-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수혈거부증이란 것을 갖고 다닌다고 들었다. 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고가 나서 혼수상태나 의사를 전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도 수혈을 받지 않기 위해서 거부의사를 표시하는 증서다.

- 목사님도 여호와의 증인에 계실 때 그것을 갖고 다니셨나?
그렇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수혈을 거부하는 것은 성경해석학적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노요한 목사의 지적이다.

이단 문제 전문가인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협의회장)도 여호와의 증인들이 성경해석학적 오류를 범한다고 주장했다. 진 목사는 “여호와의 증인들은 성경에 ‘피째 먹지 말라’, ‘피를 멀리하라’는 말씀을 주사 바늘로 피를 받아들이는 수혈까지를 금기시한 말씀으로 확대해석해서 수혈을 거부한다”며 “구약에서 피째 먹지 말라는 말씀은 신약 백성들이 그대로 지켜야 할 율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 목사는 “사도행전 15:29에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 할지니라’는 말씀에서 ‘피’는 짐승의 피를 먹는 행위를 금한다는 의미이지 수혈하는 것을 금기시한 말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여호와의 증인 공식 사이트(www.watchtower.org)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돼 있다. “과거 여러 세기 동안 생각 있는 사람들은 입으로 피를 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혈관으로 피를 취하는 것에도 성서의 법이 적용된다는 점을 인식하였다”, “여호와의 증인은 ‘피를 ···계속 멀리’하라는 성서의 가르침을 오랫동안 따라 왔습니다(사도 15:29). 그렇게 함으로 그들은 보호를 받아 왔으며, 이러한 사실은 하느님의 교훈을 따르는 것이 지혜로운 일임을 강조해 줍니다”, “율법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피를 취하는 것에 대한 창조주의 금지령을 반복적으로 선언하였다. ‘너는 그것을 먹지 말고 물같이 땅에 쏟으라···’”

성경에서 ‘피’를 금기시한 말씀을 수혈도 금지해야 하는 것처럼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혈 거부가 하나님의 명령이고 성경의 가르침이라는 것이 여호와의 증인측의 변함없는 주장인 셈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이러한 신념을 고수하는 이상 수혈을 거부하다가 사망하거나 병원측과 갈등을 일으켰다는 소식은 앞으로도 계속 언론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혈 거부로 죽어가는 신도들을 방치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결국 ‘살인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 이단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허호익 교수(대전신학대학교 조직신학)는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와의 전화통화에서 “성경 말씀을 지킨다며 수혈을 거부하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는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기는 것이다”며 “생명을 살리는 것이 수혈을 거부하는 것보다 더 큰 계명이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하나님의 계명 중에도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 항구적인 것과 일시적인 것,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이 있다”며 “피와 관련한 계명은 일시적이고 비본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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