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9-30 22:14 (월)
'박철수 영성' 대해부
상태바
'박철수 영성' 대해부
  • 정윤석
  • 승인 2000.05.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앙 단계 구분, 영서, 육체이탈, 직통계시 등 신비주의적인 행위

최근 '영성'이라는 유행어를 타고 급속히 번지고 있는 새생활영성훈련원(대표 박철수 목사)의 영성훈련 즉 소위 '박철수 영성'의 문제가 심각하다. 한동안 그 자취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직통계시를 이용한 '영서'라는 행위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 영의 인격이 육체의 인격에서 분리된다는  '육체이탈'의 주장도 서슴지 않고 있다. 처음 찾아온 상대의 얼굴을 보거나, 혹은 사진만 보고 즉석에서 훈련 신청자의 신앙 단계를 구분한다는 대목에서는 마치 무속인을 찾은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 서울 중계동에 위치한 새생활영성훈련원 본부 및 아시아교회
먼저 본사에 들어온 제보 및 상담 내용의 일부다.

"영성훈련을 3년만 받으면 설교 준비를 하지 않아도 하나님이 본문과 제목과 내용을 구성해 주신다는 거예요.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어떤 집사님이 영성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얘기를 들어보니 영서를 쓴다, 영에도 눈과 귀와 코가 있다는 둥 말하는 게 이상해요. 그래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반대했더니 교회를 떠났습니다"

"한 성도가 영성훈련을 한다며 자신이 신앙의 몇 단계에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직접 본인이 사람들의 신앙 단계를 구분해 주는 일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중 모 목회자는 "왜 <교회와신앙>이 영성훈련에 대해 다루지 않느냐"며 "목사들이 영성훈련이라는 것을 해서 각자의 교회에서 가르치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항의성 제보를 한 경우도 있었다.

즉, '박철수 영성'으로 인해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등 기존교회가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 본사에 접수된 제보·상담의 주된 내용이다.

기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 동안 '박철수 영성'의 본부인 서울 중계동에 위치한 아시아교회(담임 박철수 목사)를 비롯해서, 남양주 지원인 임마누엘교회와 서울 송파 지원인 은혜교회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그들의 훈련에 계속해서 참석해 보았다. '박철수 영성'의 실체를 가능한 한 보다 깊이 있게 취재하기 위해서다.

또한 제보와 상담으로 꾸준히 접수된 내용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훈련과정은 3단계로 나누어진다. 예비과정 3일, 기본과정 1년, 성장과정 2년으로 전 과정이 3년으로 짜여져 있었다. 기자는 예비과정 등록 이후 계속적인 과정을 취재하면서 새생활영성훈련원의 강사인 박영복 목사, 박광임 전도사, 김재신 사모 등과 상담을 해왔다.

"당신은 광야 4단계"

'박철수 영성'의 훈련은 상담에서부터 시작된다. 훈련 초기, 상담원 김재신 씨는 기자에게 "당신은 광야 4단계입니다. 중생은 하셨구요"라는 말을 던졌다. 출신 학교 등 일상적인 대화 몇 마디를 나누었을 뿐인데, 그 상담원은 즉석에서 기자의 신앙 상태를 평가해준다는 식으로 말을 던진 것이다. 현재의 신앙생활이나, 믿음의 확신 정도 등에 대한 기초적인 대화도 없이 말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계속된 상담원 김씨의 말이다. 그는 "방언과 통역의 은사가 80%는 와 있습니다"며 특정 수치까지 들먹였다. 무엇을 근거로 이러한 평가를 해대는지 설명조차 없었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2~3분 정도. 상담이라기보다는 마치 점괘를 주고받는 자리인 듯했다.

   ▲ 박철수 목사의 책들
3일간의 예비과정이 끝나면,  기본과정에 입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상담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때 상담자로 나선 이는 박영복 목사(서울 독산동 평강교회). 상담한다는 분위기는 전과 비슷했다. 박목사 역시 기자의 얼굴만 보고는 "광야 6단계입니다"고 즉석에서 평했다. 2단계 상승했다는 의미다.

어떠한 대화도 없었다. 심지어 날씨와 같은 일상생활의 대화도 전혀 없었다. 박목사는 예비과정 동안 신앙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생활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대화의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마치 각본에 짜여져 있는 듯한 시간으로 보였다.

이러한 상담은 기자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친구 소개로 훈련을 받아 보았다는 고목사는 "별 말도 없이 나에게는 광야 2단계라고 말해주었습니다"고 했다. 이미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임에도 처음 기자의 점수보다 2단계나 낮은 광야 2단계라는 신앙 상태의 평가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광야 단계'라는 말은 신앙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단계를 뜻하는 용어다. 물론 그보다 더 하급 수준으로 애굽단계도 있다. 광야의 상급 수준은 가나안 단계라고 한다. 상담원은 가나안 2.5단계에 이르면, 영과 육이 분리되는 소위 '육체 이탈'의 수준에 이르게 된다며, 은근히 목표점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3가지를 당부시킨다. 3년 과정의 훈련을 꾸준히 밟아야 하며, 박철수 목사의 서적 등을 열심히 탐독해야 하며, 절대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 상담과 관련해, 기자는 송파지원에서 더욱 황당한 상황을 접하게 됐다. 처음 온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예비과정중 상담원은 신앙 단계 구분을 하지 않았다. 대신 훈련 신청자의 등록카드를 본원에 인편이나 팩스로 보내면, 박철수 목사가 그 카드만을 보고 훈련 신청자의 신앙 단계를 구분, 통보해 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신청자 등록카드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박철수 목사에게는 타인의 신앙 단계 구분을 위해, 여느 상담원과는 달리 기초적인 '만남'조차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박철수 목사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는 듯했다. 박철수 목사는 등록 카드만 보고 신앙 단계 구분하는 문제에 대해서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인터뷰 참조).

이런 행태에 대해 예장합동측의 박해경 목사는 "기독교를 샤머니즘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근거 없는 단계 구분은 은혜의 공동체인 교회를 파괴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낙서=영서 ?

'영서'는 '박철수 영성'의 하이라이트다. 직통계시를 글로 쓴다는 이 영서 행위는 최근 이단사이비 집단에서조차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지나간 시대의 발자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박철수 영성'에서는 영서가 의미 있게 행해지고 있으며, 그 행위를 훈련까지 시키고 있음을 취재중 확인했다.

물론 주최측에서는 이 사실을 쉽게 드러내려고 하지는 않는다. '박철수 영성'의 강사인 박광임 씨는 오히려 "초창기 상담원들이 영서를 쓰면서 상담을 했는데 이로 인해 이단 시비가 있어서 요즘 상담할 때는 영서를 쓰지 않는다"며, 영서에 대해 이단 시비가 있었음을 언급했다. 과거에는 행했으나, 지금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현장 훈련교육 중 '영서'는 오히려 권장 사항에 속하는 부분이었다. 박광임 씨는 훈련 과정을 통해 기자에게 "영서 쓰는 것을 연습하세요.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 주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방언과 예언은 영서를 통해서 나가는 것입니다"며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즉, 이들이 말하는 영서 쓰는 행위는 교육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 상담원들에게 '영서'라고 인정받은 동질의 낙서
영서에 대해 기자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자, 상담원 박영복 씨는 "(영서 쓰는) 은사는 이미 (당신에게) 임했습니다"며 영서 행위에 대한 기자의 능력(?)을 즉석에서 평가해 주기까지 했다. 그는 또한 "기도할 때 펜을 쥐고 종이에 써 보십시오"라며 그 행위 방법까지 자세히 교육시켜 주었다.

기자는 며칠 후 그들이 원하는 형태의 영서처럼 보이는 글씨를 임의의 주변인에게 부탁해 만들어 보았다. 한 마디로 '낙서'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박철수 영성' 강사와 상담원인 박광임 씨와 박영복 씨에게 각각 다른 장소에서 보여주었다. 그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매우 궁금했다. 먼저 만난 박광임 씨, 아니나 다를까 그는 기자가 보여준 '낙서'를 보더니 이내 "영서다"라고 평가했다. 이는 다음에 만난 박영복 씨도 '영서'임을 확인해 주었다. '낙서'가 '영서'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기자는 그 낙서에 대한 해석을 요구했다.

그러자 박영복 씨는 '나의 아내가 더 잘한다'며, 훈련원 9기 출신인 자신의 아내를 기자에게 소개해주었다. 그녀는 기자가 내민 '낙서'를 보고는 곧바로 "선교의 사명이 있다"는 말로 자신의 은사(?)를 자랑하듯 해석이라는 것을 해 내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그녀는 "사랑하는 아들아, 너에게 문제가 있구나, 문제를 맡겨라" 등으로 말을 이었다. 분명, 신(神)이라는 존재가 즉석에서 직통계시를 하명해주는 형식의 표현들이었다. 점(占)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기자는 그 해석이 누구에게서 온 것인가를 그녀에게 확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 있게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박철수 영성'의 현주소인 것이다.

영서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곳이 있었다. 남양주에 위치한 S교회에서는 '박철수 영성'의 영서로 인해 신도가 교회를 떠나게 된 것이다. K씨는 S교회를 다니면서 아는 분의 소개로 영성훈련원 남양주지원 임마누엘교회에 출입했다. 이때부터 '영서'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이 보기에 뜻도 모를 낙서 같은 꼬부랑 글씨를 '하나님께 쓰는 편지'라며 쓰는가 하면 '영서를 해석할 줄 모르는 사람은 자신을 인도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사례 2 참조). 결국 K씨는 영성훈련원 남양주 지원에 나간 지 약 10일 만에 S교회를 떠나고 말았다. S교회 담임목사가 그 행위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육체 이탈

"구역장으로 활동하던 집사님이 기도제목을 냈는데 보니까 '본체분리'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어요"(사례 1참조).

본사에 상담을 해온 M목사의 하소연이다. 소위 '육체이탈'의 경험을 하도록 기도해 달라는 한 성도의 기도제목 때문이다. 결국 그 성도는 교회를 아시아교회(박철수 목사)로 옮기고 말았다. 육체이탈. 만화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황당한 장면을 박철수 목사는 설교 중 의미 있게 언급한다.

"가나안 2.5단계쯤 들어갔을 때 여리고 성이 무너지면서 자아가 파쇄되기 시작합니다. 영혼과 육체가 인격적으로 분리되면서 영혼의 이성과 지성이 육체보다 확 자라 오른단 말예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육신의 생각이 영의 생각에 순종하게 됩니다."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신앙 단계인 '가나안 2.5'라는 수준에 이르면 영혼의 인격이 육체의 인격으로부터 분리된다는 말이다. 소위 '이중인격자'가 된다는 것이다. 영혼의 인격이라는 것이 육체의 인격으로부터 분리되어, 육체의 인격을 바라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박철수 영성'에서 '영성'인 것이다.

실제 교육훈련 중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한 강사는 "본체분리란 자아가 깨지고 영이 주관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며 박철수 씨의 사상과 동일한 주장을 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말하는 분리된 영혼에는 개별적으로 '눈, 코, 귀'등이 달려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그 감각기관으로 보통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 보지 못하는 장면, 맡지 못하는 냄새 등을 구분해낸다는 뜻이다. 즉, 이들은 자신이 보통사람과 다르기를 원하는 듯했다.

그들이 말하는 영에 '나이'가 있다는 식은 아예 코미디다. 취재중 재미있는 사건이 접수됐다. 30대의 한 여신도 K씨가 '박철수 영성' 교육을 받은 후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사례 2 참조). K씨가 기존교회를 떠난 것은 물론, 젖 먹이 어린 아이나 할 수 있는 행동들을 하며 이상하게 변했다는 것이다. K씨와 결혼도 생각 했다는 H씨와 K씨가 그전까지 다녔다는 교회의 N목사는 한결 같이 "그녀가 영성훈련을 받으면서부터 변했다"고 밝혔다.

기자는 그 K씨가 옮겼다는 영성훈련원 남양주지원 임마누엘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집회중 그녀는 역시 튀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혼자 중얼거린다든지, '아멘'소리를 혼자 크게 외친다든지 돌출행동을 보였다. 교회측 한 전도사는 "영에도 나이가 있습니다. 저 여인은 어린 아기와 같습니다"며 K씨의 신앙을 아주 어린 아이와 같은 낮은 상태로 설명했다. 그 교회 사모 역시 비슷한 표현으로 말을 거들었다.

영에 나이가 있다는 말 역시 훈련중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들에게는 이러한 행위가 자연스러운 모양이다. 이강일 목사(새생활영성훈련원 강사)는 "영성훈련을 받은 지 1년이 되었을 때 나의 영이 초등학교 4학년의 모습이었으며 아들의 영은 갓난 아기의 모습이었습니다"며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훈련을 통해 영의 나이가 많이 자랐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평신도반 3기 훈련을 받았다는 이희정 씨(섬김의 교회 집사)는 간증 형식을 통해 "방언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속에서 갓난아기가 툭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며 "시간이 지난 후에 갓난아기의 모습이 내 영혼이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은 박철수 목사의 사상에 그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다.
"영혼은 천사와 같은 투명한 몸이 있는데 그 영혼이 우리 몸에서 빠져 나가면 나의 육체적인 몸과 영혼의 몸이 이렇게 분리되어 가지고 영혼이 나를 보고 내가 영혼을 보는 단계가 있습니다. …(영에)몸도 있고, 귀도 있고, 눈도 있고, 이성도 있단 말이야. 저는 거기다 하나 더 보태서 설명을 하고 싶어요. 우리 영혼은 IQ, 지능지수가 육체보다 만 배나 고차원적입니다."

한국교회의 반응

이와 같은 '박철수 영성'의 문제점을 그 동안 몇몇 곳에서 지적한 바 있다. 경향교회(석원태 목사)는 지난 해 9월 교회 주보를 통해 '박철수 목사의 새생활 영성훈련원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하의 글을 일곱 차례에 걸쳐 게재했다. '영서' 등 비성경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것에 대해 박철수 목사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경향교회를 직접 찾아와 '성경해석 차이다.

  ▲ 박철수 씨의 사상을 잘 보여주는 그의 대표적인 책들
영서는 성경이 지지하는 바다'라며 오히려 자신의 사상이 옳다는 식의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경향교회 신금옥 전도사는 "교회에 피해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기존 교인들이 박철수 목사의 영성훈련이라는 것을 참여를 했는데, 훈련을 받은 후 교회에 적응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을 듣고 연구하게 되었다"며 '박철수 영성'을 연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고려신학원 연수원의 현영훈 목사도 <영성신학의 문제점과 그 성경적 대응>(개혁고려 1999년 9월호)이라는 글에서 박철수 목사의 영성훈련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앙혼란과 교회 분란을 일으키고 특히 '영격(靈格)'을 나눠 성도의 신앙을 판단하고, '영계체험'을 주장하여 신비현상에 빠지게 한다"며 신앙 단계 구분과 신비체험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한 현대종교(1998년 11월호)와 교회와이단(1999년 7월호, 8월호 등) 등의 매체들도 박철수 목사의 사상에 문제가 있음을 보고했다. 지난 98년 당시 박목사는 소속 교단인 예장호헌 총회에서도 자신의 '영성'에 문제가 제기되자 스스로 그 교단을 탈퇴한 바도 있다.

박철수 목사는 지난 해 7월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되어온 문제에 대해 해명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교재 중 워치만니 책을 인용한 부분이 있는데, 그것 때문인 것 같다"며 "이러한 비판은 오해다"고 말했다. 이미 한국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지방교회측의 서적을 인용해 온 것에 대해, '오해'라는 범주에서 넘겨버리려고 했다. 또한 근본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단지 '참고서적 인용 문제' 정도로 얼버무리려고 한 것이다. 신앙의 단계 구분, 영서, 직통계시 등의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박철수 영성'이 한국교회에 본격적으로 부각된 지 약 1년 반. 이로 인해 발생된 문제는 결국 개인의 차원을 떠나, 한국교회 공교단에서 문제 삼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예장합동 전북노회(노회장 조재훈 목사)는 지난 해 9월 박철수 목사의 영성훈련의 비성경적인 문제점에 대해 연구해 줄 것을 총회에 공식적으로 헌의했다. 이에 총회는 이단조사연구위원회(위원장 김일천 목사)를 통해 심도 있는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는 금년 가을 총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예장 고신 교단에서도 역시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동 교단 유사종교연구위원회는 '박철수 영성'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며 역시 가을 총회를 전후해 연구 결과를 기관지인 <바른신앙>에 발표할 예정임을 밝혔다.

'박철수 영성' 훈련비가 대폭 올랐다. 금년 4월부터 3만원하던 기본과정 등록비가 5만원으로 50% 이상 오른 것이다. 주최측에서는 그 비용을 헌금이라고 애써 강조한다. '헌금 확인증'이라는 쪽지까지 개별적으로 발부해 주고 있다. 훈련은 3년 과정으로 짜여져 있다. 훈련을 착실히 받게 될 경우 한 사람 당 3년간 약 1백 80만원의 비용을 지출한다. 물론, 훈련중 교재와 테이프 구입은 별도 지출된다. '박철수 영성'측은 전국 30여개 지원을 두고 있다. 이곳을 통해 훈련받겠다고 신청하는 인원은 월 평균 약 1만 명 정도다. 주최측은 월 5억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박철수 영성'에 입문하게 되면, 하나의 서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박철수 목사가 담임하는 아시아교회로 옮기지 않는다는 서약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인은 새생활영성훈련원에서 실시하는 영성교육을 받으면서 섬기는 교회에 더욱 봉사하며 본이 될 것이며, 아시아교회로 옮기지 않기로 서약합니다." 훈련 프로그램 시작 전 이러한 서약을 받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으로 기존 신자의 교회 이적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뜻일까 아니면 그 문제로 인해 훗날 받을 수 있는 비난의 화살을 피해보려는 약삭빠른 탈출구에 불과한 것일까. 아무튼 신앙의 단계 구분, 영서, 직통계시 등 '박철수 영성'의 비성경적인 사상에 기초를 두고 나타난 피해 현장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철수 영성'에 대한 한국교회 공교단의 입장과 박목사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월간<교회와신앙> 2000년 5월호)


<사례 1 M목사>
"어느 날 집사님 한 분이 기도제목을 냈는데 '본체분리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어요. 하도 이상해서 집사님께 뜻을 물어보았죠. 그랬더니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이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라는 어이없는 대답을 하더군요.

알고 보니 그 집사님은 영성훈련원이라는 곳에서 8개월째 훈련을 받는 중이라는 거예요. 그리고는 그 훈련이 좋다며 3년만 하면 마치 사람이 완벽하게 변하고 성숙하게 되는 것처럼 교회 안에서 선전을 하고 다녔어요. 목회자인 제게 '같이 가서 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철수 목사의 설교테이프와 책자들을 주면서 들어보라고 할 정도로 깊이 빠졌습니다.

구역장 사역 등 교회 봉사도 열심히 하던 분이 갑자기 그곳에 가면서부터 '지금까지 신앙생활 헛했다'는 말을 할 때도 있었어요. 어느 날은 막무가내로 찾아와서 제게 대놓고 '영성훈련 하는 것을 받아주시면 교회를 계속 나오고, 만일 막으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더군요. 결국 그 집사님은 저희 교회를 떠나 서울 중계동의 아시아교회(담임: 박철수 목사)로 옮겼습니다."


<사례 2 A씨>
"여자 친구가 남양주시의 임마누엘교회(영성훈련원 남양주지원)를 다니면서부터 저희들의 사이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자친구 K가 이 교회를 나간 지 며칠이 되었을까요. 이상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전에 없이 자신이 '영적으로 두 살'이라며, 갑자기 어린 아기 시늉을 하는 것이었어요. 전에는 결혼에 적극성을 보였는데 이후로는 '영적으로 어른이 되기까지는 결혼을 미루어야 한다'는 납득할 수 없는 말까지 하는 거예요. 전에 보통교회를 다닐 때는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달라진 것은 이 뿐이 아닙니다. 언젠가 여자친구의 집에 놀러 갔죠. 그런데 여자친구가 영어 필기체 같기도 낙서 같기도 한, 전에는 본 적이 없는 글씨를 쓰고 있었어요. 뭐냐고 물으니까 '하나님께 쓰는 편지'라는 거예요. 뜻을 물으니 자기는 모른대요. 그런데 어떻게 편지가 될 수 있느냐고 하자 자신은 알 수 없지만 교회에 가면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해석해 줄 사람만이 자신을 이끌 수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합니다.

현재는 교회도 그곳으로 옮긴 상태입니다. 예전에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여자친구, 아무 이상이 없던 여자친구가 변했습니다.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자료1>

박철수 씨, 그는 누구인가?
1971년 11월  이만신 목사의 집회를 통하여 8개월 동안 영안이 열리는 신비한 체험. 당시의 심정을 박씨는 "내 육신의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보여주시면서 하나님께서는 나의 고정된 가치관과 영, 혼, 몸의 개체와 또한 그 기능을 설명해 주시고 인격을 보여주는 등 아주 놀라운 변화를 경험케 하셨다"고 고백한다. 이때 중생을 체험했다는 박철수 목사는 만나는 사람마다 중생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1978년  총신대학교 신학부 입학. 학교에서도 중생파라고 소문이 날 정도로 ‘중생’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1978년 8월  「서울 종로구 원남동 179-3」에서 새영교회를 개척. 본격적으로 영성사역을 시작하였다. 당시 집회를 하는 가운데 방언, 방언통역, 예언의 은사를 경험하게 되었다.

1979년 7월   한얼산 기도원에서 기도하던 중 성령의 불같은 능력을 받아 신유, 능력행함, 믿음, 영분별, 지혜의 은사, 지식의 은사 등 성령의 외적 능력을 충만히 받았고 영적으로, 은사적으로 충만케 되었다. 이후 1984년까지 4년 남짓 기적을 많이 행하면서 병자를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는 등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1981년 12월   예장 호헌측에서 목사 안수 받음.

1984년  가을 강원도 황지의 대천덕 신부를 통해 두 종류의 성령충만에 대한 정리했다

1987년 7월   서울 신사동으로 교회를 이전하면서 1987년 7월 12일 교회 부설 영성훈련원을 개원했다.

1988년 12월   서울 청담동으로 교회를 이전. 아시아 교회로 교회명을 바꾸었다.

1994년 11월 14일   제1회  「영성교육상담 세미나」를 시작으로 1995년 1월까지 3회에 걸쳐  「영성교육상담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1995년 2월 20일 통합 1기 목회자반 기본과정을 개강하였다.

1996년 8월  경기도 남양주시 시내산 기도원으로 아시아교회와  「새생활 영성훈련원」이 옮겨오게 되었고 이후 「새생활 영성훈련원」은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1996년 9월 19일  제15회  「영성교육상담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이후 1년간 영성교육과 훈련 사역을 시행하다가 1997년 11월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시아 교회와 함께 현 위치로 옮겨 지금에 이른다. 

1998년 7월   대한예수교 장로회 호헌총회 한남노회에서 박목사 사상의 문제를 지적하자 교단을 탈퇴했다.

1998년 10월   예장 서울노회(독립)를 독자적으로 세웠다.
(월간<교회와신앙> 2000년 5월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