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수 목사측 신학교 및 박목사측이 직간접 관계된 각종 세미나에 참여해 온 교계인사 대부분이 "박철수 목사의 영성운동이 문제 있다"고 밝혔다.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힌 인사들은 다음과 같다. 김이곤(한신대대학원장)·김지찬(총신대)·박형룡(합동신학대학원)·송순열(한신대)·심창섭(총신대)·오성춘(장신대)·이중표(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이성희(연동교회) 목사 등.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신앙단계 구분, 육체 이탈, 영서 쓰기 등 '박철수 영성'에서 이뤄지는 것들이 성경적 근거를 찾을 수 없는,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고 못박았다. 육의 인격, 영의 인격을 나누는 것은 신구약이 말하는 인간관과 반대된다는 점, 영서·신앙단계 구분하기는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황당한 행위라는 점, '직통계시'의 가능성을 보여 기독교를 신비주의적으로 빠뜨릴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 비판의 이유였다.
오성춘 교수는 "교단(예장 통합)에서 자문을 구하면 박철수 목사의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중표 목사는 "박철수 영성대로 하면 영지주의에 빠질 위험성이 크다"며 "이런 식으로는 한국교회의 영성의 발달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한 마디로 '박철수 영성'은 한국교회의 올바른 영성, 기독교의 바른 영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성희 목사, 김지찬, 박형룡, 송순열, 심창섭 교수 등도 위와 같은 입장을 취했다.
특히 김이곤 교수(한신대대학원장)의 입장표명은 단호했다. 김교수는 "'박철수 영성'이 이처럼 계속 된다면 박철수 목사와의 관계를 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인터뷰 참조). 김교수는 외부에 박철수 목사측 사람으로까지 비쳐질 정도로 활동해왔다. 박목사측 또한 김교수의 대외적 명성을 십분 활용해 자신들의 신학적인 정당성을 입증해 보려고 노력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김교수의 이와 같은 말은 소위 '기독교 영성'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교회에 번져가는 '박철수 영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목사의 사상을 두둔하는 일부 교수들도 있었다. 오성종(대신대)·최형걸(기독신학대학원대학)·방지형 교수(성결대). 이들은 '박철수 영성'의 비성경적인 요소에 대해 그다지 문제삼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다'는 입장이었다. 심지어 "그렇게 해서 삶이 변하고 열매가 선하게 맺힌다면 좋은 것 아니냐"는 황당한 발언도 있었고, '신비주의를 어디까지로 범위를 정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애매모호한 입장도 있었다. 방지형 교수는 인터뷰 중 "박철수 목사의 영성운동은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한 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등 교수답지 않은 비상식적인 행위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박목사의 영성훈련은 한국교회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다. 이미 본지를 비롯한 언론 매체는 물론 공교단인 예장합동, 고신 교단등에서 연구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 동안 '박철수 영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왔던 대부분의 교계 인사들조차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난 '박철수 영성'.
과연 박목사는 이러한 지적조차도 '교계 일각'의 문제제기로 폄하하며 본질을 피해가 보려고 노력할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에게 신학적인 문제와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며 진실한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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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이곤 교수 (한신대대학원장)
"그런 식으로 계속하면
박철수 목사와 관계를 끊겠다"
김이곤 교수(한신대 대학원장)는 "신앙단계 구분, 육체 이탈, 영서 쓰기 등으로 대표되는 '박철수 영성'이 사실이라면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잘못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교수는 "그런 행위를 한다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논의의 가치조차 없는,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소위 '육체 이탈'이라는 사상과 관련해 김교수는 "이는 성경에서 온 것이 아닌 헬라적 사상이다"고 지적했다. 한 마디로 박철수 영성은 자신의 성경적 입장과는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명확한 차이에도 불구, 지금까지 김교수가 박목사측 행사와 기관에 참여해 온 이유는 박목사 영성의 실체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다. 만일 알았다면 결코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김교수의 주장이다. 더욱이 김교수는 "앞으로 박목사측에서 영성훈련이란 것을 이런 식으로 계속한다면 관계를 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본의든 아니든 김교수는 박목사측의 신학적 정당성을 입증해 주는 인물로 비쳐졌다. 김교수의 발언이 박목사측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월간<교회와신앙> 2000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