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합니다. 그런데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날씨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겠죠. 12월이 아직 멀었는데 요즘 급격하게 추워졌습니다. 이상 기온이라고도 합니다. 자동차 매연 등으로 인한 온실효과로 지구가 따뜻해졌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많이 녹아버렸죠. 그래서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확장되어 왔습니다. 요즘의 추위는 그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면, 제가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요즘 추위는 사실 추위도 아닙니다. 60-70년 저는 서울 보광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당시 겨울에는 항상 집 앞에 눈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덕분에 눈싸움은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동네 아이들의 겨울 스포츠(?)였지요. 같은 동네에 부모님께서 아직도 살고 계십니다. 그래서 종종 옛시절의 장소를 방문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그 눈을 그곳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네요. 우리나라 정치의 흐름이 또 한 번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대선 후보들 모두가 ‘정치가 바뀌어야 합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큰 변화의 태풍이 불지 아니면 그저 찻잔 속의 돌풍으로 그칠지 흥미롭습니다.
경제계의 변화는 심각합니다. 얼마 전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샐러리맨의 신화로 알려진 윤석금 회장의 ‘웅진’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극동건설, 태양광사업, 서울저축은행 등의 무리한 계열사 확장과 부실이 주된 원인입니다. 그로 인한 부채 비율이 370%라고 합니다. 알짜 기업 웅진코웨이 매각 등으로 재기해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다고 합니다. 소원대로 회생될 지 아니면 그룹이 해체될 지 안타까운 맘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세계 9위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립니다. 1위부터 8위까지가 모두 미국 기업이고 그 다음 순이네요. 지난 해(2011) 17위에서 9위로 껑충 뛰어 오른 것이네요. 그 유명한 유럽과 일본 기업들이 앞줄에 보이지 않네요.
1위 - 코카콜라
2위 - 애플
3위 - IBM
4위 - 구글
5위 - 마이크로 소프트
6위 - GE
7위 - 맥도널드
8위 - 인텔
9위 - 삼성전자
10위 - 도요다
물론 부끄러운 면도 있습니다. 자살률, 저출산률이 세계 1위라고 하네요. 우리 사회가 어느새 이렇게 변화되었는지 답답하기도 합니다.
유럽과 한국의 중산층 비교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네요. 한 번 살펴봅시다.
한국의 중산층은 다음과 같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30평 이상 아파트 소유, 월급 500만원 이상, 배기량 2000cc 이상 자동차 소유, 자유 예금 1억원 이상, 해외여행 1년 1차례 이상 다녀오기 등입니다. 그럼 유럽의 중산층 조건을 비교해 볼까요. 외국어 구사 1개 이상, 스포츠나 악기 연주 1개 이상, 요리 1개 이상, 기부 등 약자를 돕는 활동 여부 등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달라도 ‘너~무’ 다를까요. 반성과 함께 변화를 기대해 보아야 할 분야입니다.
연예계의 변화를 빼놓을 수가 없지요. 금년엔 당연히 ‘싸이(본명 박재상)’입니다. ‘강남스타일’이라는 한국 노래로 미국 빌보드 차트 연속 5주 동안 2위를 기록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자동차, 핸드폰, 선박 등을 판매하는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문화 강국으로 기지개를 켜는 신호일 것입니다. 이미 그것은 ‘K-pop’을 통해 자리가 만들어졌지요. 걸그룹의 형태는 이미 흘러간 문화라고 그동안 혹평을 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외국 평론가들 중 다수가 그랬죠. 그러나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전의 미국과 일본의 걸그릅은 ‘Sexy’가 주된 트랜드였습니다. 반면 K-pop은 노래와 안무가 핵심이었죠. 그래서 걸그룹과 함께 남성그룹이 폭넓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한국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변화의 주역이 될지 궁금하면서 기대도 됩니다.
기독교 내에서도 변화가 많습니다. 김창인 목사가 지난 10월 2일 95세를 일기로 소천한 게 그중 하나입니다. 지난 1953년 충현교회를 설립해 한국교회의 대표격 교회로 성장시켜 왔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그분은 자신의 인생의 최대 실수를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마음 아픈 고백입니다. 한국교회 큰 어른의 마지막 모습이 그렇게 기억된다는 사실에 슬프기도 합니다.
우리 각자는 개인적으로도 적지 않은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을 것입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교회에서 말이죠. 건강과 재정문제로 또 여러 가지 인간관계 문제 속에서 웃고 울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하는 세상 한 복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어떤 노래를 부르며 살아야 할까요?
이런 노래는 아니겠지요. 얼마 전 한 성도가 마음 아픈 이야기를 했습니다. 윗 동서와 과일을 사러 가게에 들렀다고 합니다. 이런 저런 흥정을 하면서 그 동서는 주인이 안 보는 틈을 타 2만5천원짜리 과일상자 스티커와 2만원짜리 스티커를 바꿔치기 한 것입니다. 가격표 스티커가 쉽게도 떨어졌습니다. 2만원짜리 스티커 과일상자를 계산하고 들고 나오면서 그는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내뱉었지요. ‘요즘 세상에서는 지혜롭게 살아야 돼’
우리가 불러야 할 노래를 살펴봅시다.
이스라엘 백성도 큰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여호수아 1:1~9). 40년의 광야생활에서 약속의 땅, 꿈에 그리던 땅인 가나안 입성을 눈앞에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도 모세에서 여호수아로 바뀌었습니다. 위의 두 가지 변화가 결코 작은 것은 아닙니다. 끝나지 않을 것과 같은 광야생활이 끝났습니다. 또한 바뀔 것 같지 않던 지도자도 바뀌었습니다.
이때 세상의 변화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백성이 불러야 할 노래는 이런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십니다.
첫째, ‘변함없이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입니다.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수 1:5)
하나님께서 함께한다는 말씀은 ‘언약’의 핵심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찾아오셔서 일방적으로 약속을 해주셨습니다.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그냥 일방통행 방식으로 약속하신 것이죠. 그것을 언약, 커버넌트(covenant)라고 합니다. 인간들끼리 주고받는 약속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죠. 언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너희 중에 행하여 너희의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니라.”(레 26:12)
“I will walk among you and be your God and you will be my people.”(레 26:12 NIV)
무슨 의미일까요?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하나님이 누구이시며, 우리는 누구인지를 정의하는 명제는 변함이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람이고 하나님 없이는 살지 못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노래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둘째, ‘담대하게 살겠습니다’입니다. 우리가 불러야 할 그 다음의 노래는 어떤 자세로 변화하는 세상 한복판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백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수 1:6-7)
성경 본문을 읽다가 같은 단어, 구 등이 반복되면 그것은 저자가 그 부분을 강조하고자 한 의도입니다. 위 본문에서도 발견됩니다. ‘강하고 담대하라’가 바로 그것입니다. 6절과 7절 그리고 9절에서 3번이나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매우 강조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변화의 한 복판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할 자세가 바로 그것이라는 말입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앞서 언급한 이들에게도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씀은 용기와 위로가 될 것입니다. 대통령선거 한 복판에 서 있는 후보들, 법정관리 신청을 한 윤 회장 그리고 가수 싸이 등에게 말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에게 ‘강하고 담대하라’는 의미는 ‘힘내세요’나 ‘화이팅’ 정도의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합니다.
그럼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신 ‘강하고 담대하라’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음의 말씀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수 1:8)
‘율법책’, 즉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나아가는 것이 강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 방법인 것입니다. 내 생각이나 네 생각대로가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생각, 의도대로 따르는 게 강하게, 담대하게 사는 방식이라는 말입니다. 묵상은 마치 소가 되새김질하듯 씹고 씹고 또 씹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하루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생각하고 떠올려보는 행위를 지속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암송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주의 말씀을 외우는 것이지요. 주변이 회오리바람에 의해 변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소위 주의 말씀에 정신이 팔려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두려워 떠는 게 아니라 평안하게 주의 말씀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것입니다. 담대해야만 할 수 있는 모습이며, 그렇게 할 때 담대해집니다.
그렇게 노래 부르는 삶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성경은 ‘평탄’과 ‘형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말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영어 성경으로 보면 좀 더 확실해 집니다.
“Then you will be prosperous and successful.”(수 1:8 NIV)
무슨 말입니까? 그 앞길의 전망이 밝을 것이며 결국 성공을 거둔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부르는 노래의 결과입니다. 정말 멋있죠.
이제 눈을 들어 노래를 불러봅시다. 우리네 주변이 어떻게 변화되든지 상관없이 목소리를 높여 이렇게 외쳐봅시다.
“하나님은 변함없이 나를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신 그 길을 그대로 따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