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공화국으로 불리는 대기업의 왕회장님의 허리하학적인 문제가 2016년 7월 21일 뉴스타파를 통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한국사회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다 보니 뉴스타파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쏟아집니다. 기자가 만난 신앙인 중에는 “지금 이건희 회장이 상태가 어떤 때, 몇 년 지난 거를 저렇게 보도를 하는 거지? 2년 동안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데, 너무하다!”고 말하는 분도 적지 않았습니다. 저는 언론인이니까 당연히 뉴스타파의 보도는 기자의 모든 걸 걸 만한 인생 뉴스라고 생각합니다.
해직기자 출신인 박성제 ‘쿠르베오디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7월 22일 올린 글에서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이 선정주의이고 적절하지 않은 보도였다면 “청와대 대변인이 외국 호텔에서 여성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쥔 행위도, 검찰총장의 혼외정사도, 어느 검사의 길거리 음란 행위도, 한류 연예인의 성매매도,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의 성폭행 혐의 뉴스도 기사 쓰면 안 된다”고 일갈합니다. 미국에서는 천주교 신부들의 성추행을 몇 년 동안 추적해서 고발한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이 퓰리처 상을 수상했는데 그것도 선정주의라면 이마저도 압수해야 마땅하다는 겁니다.
뉴스타파의 보도가 선정주의를 넘어선 진정 기자정신을 발휘한 보도였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가 ‘유명 청소년 단체 목사의 두 얼굴’··· ‘라이즈업무브먼트 이동현 목사, 목사 지위 이용해 고등학생과 성관계’라는 제목으로 2016년 8월 12일 충격적인 보도를 했습니다. 이런 뉴스를 접하는 저에게 또다른 생각이 고개를 듭니다. 기독교관련, 그것도 이단 문제를 집중해서 다루는 언론사이기에 저희 회사에 이건희 성매매의혹 동영상이나 이동현 목사의 성문제와 관련한 첫 제보가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만일 뉴스타파나 뉴스앤조이가 아닌 기독교포털뉴스로 ‘이건희 성매매의혹 동영상’이나 ‘이동현 목사 고등학생과 성관계’와 같은 내용이 제보됐다면 어땠을까요?
‘이건희 성매매의혹 제보’는 너무 현실성이 떨어지니 조금 피부에 와 닿게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만일 교계의 매우 중요한 인물, 그것도 많은 광고를 하고, 선행을 하고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 즉, 한국 기독교의 이건희 회장급 인물이 성 문제와 관련한 스캔들을 일으켰다면, 그리고 그것과 관련한 중요한 정보가 저희 회사로 처음으로 입수됐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인생 뉴스를 만들었을까요, 아니면 다른 타협점을 찾아갔을까요? 그리고 기독교계에는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뉴스타파나 뉴스앤조이처럼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기자 정신을 발휘할 언론은 얼마나 될까요?
이쯤되면 제 머리는 복잡해집니다. 보도 후 또한번 뒤집어질 한국교회, 보도 후에 맞을 역풍, 걸면 걸리는 소송··· 그것보다 심각한 건 이겁니다. 제보자와 지켜야 할 신의보다 교계 대표급 인물 앞에 이런 문제를 놓고 비겁한 행동을 하지는 않을지···. 최소한 언론인의 양심은 지키자고 다짐하면서도 생각은 여러 차례 미궁을 헤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