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탄핵’, ‘박근혜 탄핵’, ‘하야’라는 말이 등장하고 있다.
좌파냐, 우파냐를 따질 것없다. 이게 현실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탄핵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은 최순실이다. 그녀는 고 최태민, 사이비 목사의 다섯째 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최태민 씨(1912년~1994년 사망)를 사이비 목사라고 부른다. 이름 없는 군소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신학을 한 바가 없다. 아내는 6명에 이르렀고, 기독교·불교·천도교 등 4개 종교를 합친 영세교의 교주란 말도 있다. 1955년도에는 전국 불교청년회 부회장을 지낸 전직 승려라고도 한다.
박근혜의 동생들, 근영·지만은 1990년 8월 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사기꾼 최태민을 엄벌해 최씨에게 포위당해 있는 언니 박근혜를 전직 국가원수 유족의 보호차원에서 구출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낸다(동아일보 1990년 11월 23일 보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도 최태민과 관련해서 대통령의 딸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정계와 재계, 정부관료 등과 접촉해 인사, 승진, 공천, 공사수주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입회비와 후원금을 빼돌렸다고 보고했다. 당시 수사자료에는 총 44건 3억1700만원(현재 약 50억원)에 달하는 '최태민 비리사실'이 적시돼 있다. 횡령 14건, 사기 1건, 변호사법 위반 11건의 비리 사실도 있다고 한다.
이런 최태민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만큼은 ‘참 좋은 사람’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김형욱(전 중앙정보부장)회고록에 따르면 육영수 여사가 최태민의 꿈에 나타나 박근혜를 도우라고 했고 그 후 박 대통력을 만났다는 것이다. 이후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고 한다. 이에 대한 나쁜 소문이 돌자 중앙정보부가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결론은 최태민은 사기꾼에 사이비라는 것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중정의 조사를 토대로 1978년, 친국을 하는 중에도 둘의 관계는 깨지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사이비 교주를 “(중정이 보고한)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고 한다. 1988년 8월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박 대통령은 “최 목사는 새마음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옆에서 도와 줬던 분이다.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꽉 차 있을 뿐, 사심이 없는 사람이다”고 평가한다.
정통 교단의 목사도 아닌 자, 그것도 사이비 교주로서 아내가 6명에 이르렀고 단군, 미륵, 거사로 불리기도 했지만 그는 육영수 여사에 대한 꿈을 빌미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해 박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최태민의 종교적 능력은 5녀인 최순실에게 전달됐다는 게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주장이다. 1대도 아니고 2대에 걸쳐, 박 대통령은, 최태민이 살아 있을 때는 그의 말을 듣고, 이제 그의 딸 최순실이라는 여성의 말을 듣는 사람으로 변모했다. 최순실 씨는 청와대를 자기 집 드나들 듯 드나들고, 대통령의 옷과 장신구를 직접 전달하고, 대통령의 연설문에도 손을 대고, 국방위가 비밀 접촉했다는 북측과의 안보기밀도 받았다고 한다. 최순실이 가장 잘 하는 일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하는 거였다고 한다. 우리 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최순실의 전 남편), 3위는 박근혜라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 셈이다.
이제 이해가 된다. 소위 아몰랑 화법, 유체이탈 화법, 박근혜 화법으로도 불리는 주어와 술어가 도무지 맞지 않고 이상하게 늘어지는 문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에 등장했던 이유를.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 준다는 말도 예사롭지 않고, 혼이 비정상이란 말도 그렇다.
“제가 말씀을 확실하게 드릴 수 있는 것은 그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그 각오와 그 다음에 여러분들의 그 깊은 마음의 상처는 정말 세월이 해결할 수밖에 없는 정도로 깊은 거지만 그 트라우마나 이런 여러 가지는 그런 진상규명이 확실하게 되고 그것에 대해서 책임이 소재가 이렇게 돼서 그것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투명하게 처리가 된다, 그런데서부터 여러분들이 조금이라도 뭔가 상처를 위로 받을 수 있다, 그것은 제가, 분명히 알겠습니다.”(2014년 5월 16일 세월호 유가족 면담 중).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 그리고 꿈이 이뤄진다.”(2015년 5월 5일 어린이날 청와대 '어린이날 꿈 나들이' 행사에서).
“자기 나라 역사를 모르면 혼이 없고,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2015년 11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발언).
“경제 살리기가 어렵다고 맨날 걱정만 하는데, 실제 걱정을 백날 하는 것보다 지금 이 경제활성화 법들, 노동개혁 법안들을 열심히 해가지고 통과시키다 보면 어느새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들 삶도 풍족해지는 것이고,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가계부채 문제도 자연히 해소돼 풀려나가는 것 아니겠는가 생각을”(2015년 12월 7일 여당 대표 및 원내대표 청와대 회동에서).
우리는, 주변의 우려섞인 시선속에서도 사이비 교주로 불렸던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데다 그의 딸까지도 지근 거리에 둔 사람을 대통령으로 둬왔다. 진보·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 연설문을 이래저래 손 댄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국기문란사태다.
이단 문제에 관심있는 기독교인들은 종종 육체로 영생한다는 사이비 신천지 이만희 교주측 행사에 참석한 정치인들에 분노해 왔다. 그런데 이건 급이 다르다. 영세교 전 교주이자 사이비 목사라는 최태민은 물론이거니와 그 딸이 비선 실세로 불리며, 심지어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정치인이 한두번 사이비 행사에 참석한 것과는 류도 다르고, 급도 다른 심각한 문제를 이 나라의 대통령이 일으킨 것이다. ‘대통령이 사이비 교주와 그 딸에게 영혼을 저당잡힌 신도였던 걸까?’라는 의혹섞인 말까지 등장하고 있다. 참으로 참담한 심경이다.
정말 신사참배 했던 시절처럼 또 권력에 순응한채로 신념도 버린채 기회주의자처럼 살아 남으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