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교회가 2024년 7월 21일 임시사무총회를 열고 최성은 목사의 사임 과정을 밝혔다. 이날 정교인만 큐알코드를 찍고 들어가고 기자들에게 비공개로 진행된 사무총회에서 교회측은 최 목사 등의 재정 사용 의혹, 갑질(소위 직장내 괴롭힘)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교회측은 공식적인 사임 이유는 ‘느헤미야 프로젝트(일명 수지채플 증축 계획안) 과정에서 불거진 부족한 리더십’이라고 밝혔다. 임시사무총회 소식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댓글을 편의상 두 종류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1. 진짜 문제는 최성은 목사가 아니라 배후의 다른 권력에 있다는 의견이다.
2. 최성은 목사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다.
먼저, 진짜 문제는 최성은 목사가 아닌 다른 데 있을 거라는 배후설이다.
“그러면 원로목사부터 법카 사용 다들 다 검사해서 보여주세요.…
흠집 내기로 망신주고 최성은 목사 하나를 사장시키고 매장시키는 그 배후에는
작용하는 힘이 있는 듯요
큰 공사 뒤에 콩고물로 먹을거 나눠먹는다는.”
댓글 중 가장 이 상황을 심도 깊게 진단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통상적으로 대형 교회 담임 목사가 자진 사임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증거가 확실한 엄청난 도덕적, 윤리적 범죄가 아니고서는 자진 사임하지 않습니다. 이번 경우는 초창기 기득권 세력과 최 목사란 분의 교회 권력 투쟁의 결과로 보입니다. 초창기 기득권 세력의 말을 최 목사가 잘 듣지 않고 자기 사람으로 교체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너무 절차를 무시하고 급하게 진행됐고,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아보입니다.
교회측에서는 담임목사의 범죄가 중차대해서 복수의 로펌에 자문도 받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자진 사임하면 덮어주는 조건으로 거래를 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수의 로펌에 자문료는 누구 돈으로 했는지 모르겠네요, 암튼, 교회가 세상 법정에 가면 안되고 자체 내에서 해결하는 게 좋은 것이다 하는 주장도 나올 수 있지만, 세상 법으로 책임질 범죄를 혹시라도 덮어주는 건 교회가 할 일이 아니라, 범죄에 동조 또는 은폐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습니다. 담임 목사의 앞날을 열어준다고요?
그럼 다른 교회가서 또 똑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현재 표면적 이유는 중심에 교회 돈을 최 목사가 사적으로 갖다 쓰고,,, 모 그런 돈 문제가 큰 것 같은데.... 대형교회에서 예산은 별도 관리팀도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제 말은 개인 책임도 있지만 관리 팀 업무상 책임도 있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법인 카드를 주고 사용했고, 시스템 안에서 사용한 내용을 빌미로 비리로 몰고 간 측면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담임 목사에게 공식적으로 준 법인 카드로 부정축재를 할 수 있을까요? 매달 결제 내용을 확인하지 않나요? 글쎄요. 결론적으로, 제 사적인 의견은 교회 정치 권력 투쟁이 내부에서 벌어졌고, 기득권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입니다.
의심이 가는 사항은 왜 원로 목사에 대한 책임이나 의혹은 제기되지 않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원로 목사와 이번 기득권 세력이 한 통속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제 개인 의견입니다. 믿거나 말거나죠. 당신의 생각은 어떠세요?*사족을 붙이자면, 법정 공방으로 갔을 때 교회측이 꼭 이긴다는 보장도 자신도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다음은 사무총회에서 진행된 내용과 일치하는 댓글들이다. 좀 눈살이 찌푸려지는 비난성 댓글도 있지만 일부를 옮기면 이렇다.
“온갖 갑질과 돈에 눈이 멀어 부목사들 등골 브레이크...
선한 모습 그대로 보내드린다
들키자마자 짐싸고 자진사퇴로 꼬리를 팍 자르시고
수사도 피하시고
욕은 교회가 먹고
원로목사님이 먹고
성도들이 먹고
그 치부가 드러나면
누워서 침뱉기라
썩어 문드러지는 마음 부여잡고
기도로 조용히 이 또한 지나가리.”
“제대로 알고 방송하세요 이동원 목사와는 무관하게, 최성은 목사의 횡령, 배임, 사문서위조, 갑질 등… 다수 성도들 의사에 반하여, 외부에 알려지기 창피해서 자진사임으로 봉합하려는 교회….”
기자도 이날 지구촌교회에서 오후 12시부터 밤 8시 30분까지 취재를 했다. 북한 인민재판도 당사자가 없이는 진행하지 않는다며 부당함을 지적하는 신도들도 있었지만 최성은 목사의 재정문제를 보고 사임을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건 쿠데타라며 부목사, 너희들도 다 똑같다며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 일은 쿠데타가 아니라 교역자들의 울부짖는 처절한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 사임과정에서 떼어낼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의혹의 당사자인 최성은 목사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가 이런 의혹에 대해 정말 해명하고 싶은 말은 없는지. 말을 할수록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스스로 나서지 않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떤 권력으로부터 침묵을 강요당하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전임 진재혁 목사도 갑작스레 사임하고 후임 최성은 목사도 캐냐 선교를 다녀온 사이 갑작스레 자진 사임하는 과정도 매우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지구촌교회 내에 법조인은 물론 사업가도 즐비할 것이다. 법조인들은 법정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양쪽 얘기를 듣고 판결을 내린다. 사업가들도 최소한 이사회를 열고 CEO의 사임 절차를 진행한다. 그런데 아무런 해명도 남기지 않은 최 목사의 사임은 과연 지구촌교회같은, 침례교단뿐 아니라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회에서 일어난 건강한 퇴임 과정이었는지는 일부 교인들 가슴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성은 목사에게 문제가 정말 있었다면 민주적 회중정치를 표방하는 침례교답게 어차피 비공개 임시 사무총회이니 비공개를 전제로 하고 교인 총회에서 당사자를 불러 놓고 문제지적을 한 후 사임, 사임 반대, 또는 2024년 마지막 주 이후 사임 등 선택안을 놓고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정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엔 교회측이 뭔가 부담스런 요소가 있었을까, 그게 아니었다면 최 목사의 개인 비리가 너무 무거웠던 걸까? 최 목사의 사임 과정은 매우 정상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