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피해자를 비롯한 많은 국민의 관심이 2020년 7월 31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하는 이만희 교주 영장 실질 심사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이만희 교주의 구속은 신천지에 어떤 파장을 미칠 것인가라는 궁금증도 늘어나고 있다. 기자는 이에 대한 의견을 신천지 최고의 전문가 2명에게 물었다.
신천지에서 20년 동안 일곱 교육장 등 최고위층에 있다가 탈퇴한 신현욱 목사(신천지 전문 구리상담소장)는 이만희 교주의 구속 여부와 상관 없이 신천지가 이제 반등할 수 없을 정도로, 동력과 에너지를 상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우선 신 목사는 이만희 교주의 구속이 신천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신천지 내부적으로 기도제목을 전달하며 ‘구속된 사람을 위해 기도해 달라’, ‘구속되지 않도록 기도하자’는 등 형사적 처벌을 염두에 둔 상황을 암시해 왔다는 점이다. 그만큼 내성이 생긴 상황인데다 이만희 교주가 구속된다 해도 “사탄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구나”라며 의를 위해 핍박받고 고난당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게 신천지 신도들의 심리라고 신 목사는 분석했다. 게다가 신천지 내부적으로도 이미 동요를 받아서 빠져나갈 만한, 충성도가 낮은 사람은 이미 빠져 나간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더욱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지 전혀 대안이 서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신 목사는 지적했다.
“신천지가 받은 가장 큰 충격은 예전의 동력을 회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진성당원들이 남아 있더라도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결집과 충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대구시의 1천억 손배청구, 법정 소송으로 인한 지파장·총무 등 수뇌부의 구속으로 심리적인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악재만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걱정, 불안, 초조한 상황이다. 신천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코로나 19 이전과 같지 않다는 점도 큰 숙제이다. 게다가 가정에서 지내며 신천지 신도들이 편안함의 맛을 봤다는 점도 과거의 기세를 되살리기 어려운 요소다.”
그래서 신천지에서 새어 나오는 말이 14만 4천 교리의 또다른 변화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14만 4천이 될 것이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바람에 키질할 때 남아 있는 게 알곡이듯이 이제 신천지에 붙어서 남아 있으면 14만4천이 된다는 교리의 변개로 문제를 타개해 갈 것이라는 게 신 목사의 예측이다. 떨어져 나가자니 불안하고, 남아만 있어도 14만4천에 들 수 있다면, 신천지 신도들은 심리적으로 더 미련을 두고 버티려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만희 교주가 구속이 되든, 안되든 신천지는 지파장 중심의 조직 체계인데다 이만희 교주의 부인인 유천순 씨 또한 만만찮은 조직 장악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궤멸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신 목사의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는 구속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인지다. 대구 다대오 지파장뿐 아니라 다른 지파장에게까지 구속의 여파가 미친다면 신천지는 엄청난 데미지를 입게 될 것이다.”
신천지에서 10여년간 지내며 담임강사를 역임했던 강성호 소장(대전예안상담소) 역시 이만희 교주가 설령 구속된다 해도 신천지 내부적으로 큰 동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소장은 신천지는 이만희 교주라는 1인 독재 체제이기도 하지만 각 지역별로 12지파로 나눠 지파장에게 막강한 권력을 심어주는 체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만희 교주가 구속된다 해도 지파장이 연달아 구속되는, 신천지 입장에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한, 지파장 중심으로 신천지는 자신들의 입지를 다져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직뿐 아니라 이만희 교주가 구속이 된다 해도 이미 성경적으로 합리화할 준비도 돼 있다고도 설명했다.
“신천지 내부적으로 2000년 전 예수님 얘기를 자꾸 한다. 빌라도 법정에서 예수께서 정죄를 받은 것처럼 오늘날도 동일한 역사가 이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이만희 교주가 구속되고 처벌을 받더라도 그것이 성경적인 역사라고 신도들을 단속해 갈 것이다.”
이런 얘기가 통할 수 있음을 강 소장은 코로나19를 통해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의 상당한 책임이 신천지에 있음에도 이것이 정부의 책임 회피를 위한 ‘신천지 프레임’ 씌우기의 일환일뿐 진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신천지측 신도들이 믿어 왔다는 지적이다. 이런 뉴스도 믿어 왔는데 이만희 교주가 구속되더라도 결코 자신들에 대한 굳은 신앙을 벗어던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소장은 특정 지역에서 나온 얘기임을 전제로 “코로나19로 신천지가 정식 모임을 갖지 못하자 신도들 사이에서 ‘대롱에 물방울이 매달리듯 신천지에 매달려만 있어도 구원받는다’는 얘기가 오간다”며 “오히려 이 정도라면 버틸만 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공식 모임은 물론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신천지인들이 ‘생각’을 하고 신천지에 대해 한번쯤 알아보려는 노력을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지만 사실상 이들은 현 상황에서도 자기 합리화를 해가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