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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은 ‘대체신학’아닌 ‘성취·실체’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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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은 ‘대체신학’아닌 ‘성취·실체’ 신학
  • 정윤석 기자
  • 승인 2021.07.06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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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남 교수, ACTS중동연구 논문과 이팔선 세미나서 주장
<중동연구 제 5권 2021>

개혁신학을 과연 대체신학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타당할까?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사탄이 ‘이스라엘’을 ‘교회’로 대체하도록 변개했다고까지 주장하며 개혁신학을 비판한다. 이런 주장이 유행하는 때 아랍권 선교사로 30여년을 지낸 선교사 정형남 교수(아신대)가 ‘개혁교회’의 이스라엘 이해는 ‘대체신학’이 아닌 ‘실체신학’, ‘성취신학’(구약의 이스라엘은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로 성취됐다는 의미에서)이라고 주장하는 논문을 ACTS중동연구(중동연구원장 김진홍 목사) 제 5권(2021년)에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대체신학 이슈와 초림 예수의 즉위 연구’라는 제목의 글에서 정 교수는 “세대주의에서 개혁신학을 ‘대체신학’이라고 비판한다”며 “성경 예언 성취의 주인공은 야곱의 혈통적 후손들인 이스라엘로 보고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보혈로 구속받은 교회 공동체를 대체한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개혁신학은 ‘대체’신학이 아니라 ‘실체’ 신학이며 ‘성취’ 신학”이라며 그 이유를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 왕국의 ‘왕’으로서 이미 초림 때부터 성부 하나님에 의해 즉위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를 세 번에 걸쳐 이뤄졌다고 말한다.

첫째는 세례 받으실 때, 둘째는 변화산에서 변화되셨을 때, 셋째는 베다니에서 ‘호산나···이스라엘의 왕이시여’라고 찬송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다니엘이 환상 가운데 본 ‘인자 같은 이’의 즉위식은 각각 예언적 말씀으로 초림 예수의 즉위로 모두 다 성취되었다”며 “구약의 이스라엘은 예표나 그림자, 그리고 예언이며 신약의 예수와 그의 교회 공동체는 그 실체와 성취 관계라는 뜻이다”고 정의했다. 따라서 개혁신학은 ‘대체신학’이 아니라 ‘실체신학’이며 ‘성취신학’이라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정 교수에 따르면 메시아닉 쥬의 지도자로서 ‘이스라엘의 국가적 회복’을 주장하는 주요 인물은 키이스 인트레이터(Keith Intrater)가 대표적이다. 키이스 인트레이터는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 그분은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로 오실 것이다. 국민과 영토가 있는 실제적인 나라로 오실 것이다”(Keith Intrater, 그날이 속히 오리라, KIBI역, (서울:두란노, 2004), 19)고 주장한 사람이다. 더불어 국제기도의 집 대표 마이크 비클(Mike Bickle)은 자신을 역사적 전천년주의자라고 말하지만 세대주의와 별반 다를바가 없다고 정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인트레이터와 비클의 주장은 둘다 ‘재림예수의 즉위론’에 기초한다”며 이스라엘의 건국(1948년)과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탈환(1967)을 성경 예언의 성취적 사건으로 해석한다고 비평한다.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의 회복 전, 또는 예수께서 재림하기 전에 예루살렘의 성전 재건과 유대인들의 고토귀환, 즉 ‘알리야’(세계에 흩어진 유대인들이 유대인의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가 진행된다고 본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재림 예수의 즉위론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그의 교회 공동체를 혈과 육의 차원으로 하락시키고 세계 평화를 진작시키기보다 오히려 분쟁을 심화시킨다”라고 주장하며,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의 책 『현대를 위한 구약 윤리』의 부록의 글 “가나안 족속은 어떻게 되는가?"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이스라엘을 위하시고, 다른 모든 민족을 심판만을 받게 되어 있다’라는 말은 구약 성경에 대한 왜곡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을 인용한다(김재영 역, (서울: IVP, 2006, 666-670). 

또한 정 교수는 휫튼 대학의 명예교수인 길버트 빌레지키안의 말을 인용, “구약 성경을 신약 성경 위에 놓고 이스라엘을 그리스도의 신부로 만들고자 교회를 단지 후궁(concubine)의 자리로 좌천시키는 유사신학”이라고 비판했다(Stephen Sizer, 『시온의 크리스천 군사들』, 김정환 역, (서울: CLC, 2013), 8). 이스라엘의 국가적 회복이 그리스도의 재림과 직결된 마지막 때의 징조인 것처럼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가는 때, 정 교수의 논문은 이를 비판적 안목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글이라는 평가다.

정 교수는 이와 같은 주장을 2021년 5월 26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한인선교사협의회(이팔선) 2차 포럼에서 ‘메시아닉 쥬에 대한 개혁주의 입장에서의 비판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며 펼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정 교수는 “성경 예언 성취의 진정한 주인공은 야곱과 그의 혈통적 후손들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보혈로 구속받은 교회 공동체”라며 세대주의 신학자들의 ‘유대인들이 예수의 지상 재림과 함께 출범될 메시아의 천년 왕국의 백성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정형남 선교사(아신대학교 선교대학원 교수)
정형남 선교사(아신대학교 선교대학원 교수)

정형남 교수는 예장 합동측 GMS 및 중동선교회에서 1989년 파송한 아랍권 선교사다. 아신대에서 “개혁주의 부활론에 기초한 성경의 아담과 코란의 아담에 대한 비교 연구”로 신학석사,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이슬람권에서 메시아(천년) 왕국 이슈”를 주제로 목회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이슬람과 메시아 왕국 이슈』(서울: CLC, 2009)가 있고 ACT중동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들 대다수가 세대주의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중동연구 논총 제 1권에 “예루살렘 중심적 종교들과 새 예루살렘 중심적 기독교”, “예수님의 재림 지점이 요르단 남부지역이라는 주장과 그에 대한 응답”, 제 2권(2018년)에 “예루살렘 성전에 대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주장과 아라비아 최초의 선교사 바울의 메시지”, 제 3권(2019년)에 “아담에 대한 성경과 코란의 비교 연구”, 제 4권(2020년)에 “교회 공동체로서 ‘하나님의 이스라엘’(갈 6:15)과 ‘온 이스라엘’(롬 11:26)에 대한 이해와 세계 선교를 발표했다(해당 논총 바로가기https://www.acts.ac.kr/modules/board/bd_list.asp?id=teachers54). 

한편 중동연구 5권에는 정형남 선교사 외에도 김종일 교수(아신대 선교대학원)가 "터키 이슬람 연구", 박미애 연구원(아신대 중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무슬림 배경 기독교신자 제자양육의 주요 이슈와 방법 고찰: 교재, Come Follow Me를 중심으로", 박성은 목사(아신대 중동연구원 선임연구원)가 "이슬람 역사에 나타난 쉬아의 정의 개념", 이정순 연구원(아신대 중동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이슬람 말리키 학파와 UAE 여성의 지위·역할 연구: 아부다비와 두바이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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