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원장(78, 신혜의원)의 의료선교의 열정은 세월이 지날수록 짙어지고 있다. 박 원장은 1984년 3월 처음으로 남미의 볼리비아에 의료선교사로 파송된 이래 칠레, 아프리카의 케냐, 중국, 몽골 등 의술에서 소외된 지역을 찾아 다니며 의료 봉사를 했다. 특히 칠레에서의 의료 봉사는 우리나라 의료계 사상 처음인 동시에 칠레에서도 외국의사의 의료 봉사는 처음이었다. 볼리비아에서 20일 동안 의료 봉사를 했을 때는 현지 신문에 ‘한국 의료사절 단장이 이 나라에 와서 위대한 봉사에 전력하고 있다’고 기사화되기도 했다. 박 원장의 의료선교가 국가간의 우의를 다지는 데도 역할을 한 셈이다. 이로 인해 박 원장은 대통령 표창장을 비롯 동아의료 문화상 등 상도 많이 받았다.
오는 8월에는 몽골로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봉사를 다녀 올 예정이다. 4박 5일의 일정 중 이틀은 이동하는 시간이고 실제로 진단을 할 수 있는 기간은 3일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약사와 의사인 친인척들을 모아 의료진을 구성해서 박 원장은 약 2천여 명의 사람들을 진료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을 다니며 박 원장은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게 됐다. 최근에는 몽골어에 귀가 트여 가고 있는 중이다. 한편으로는 세계를 다니며 진료를 하느라 위궤양을 얻었던 적이 있다.
“음식이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잖아요. 시차도 큰 데다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음식을 섞어서 먹으니 위가 견디질 못했나봐요.”
그러나 이제는 다 회복되었다며 박 원장은 힘이 닿는데까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가겠다고 말한다.
세계를 다녀도 그는 서울 상도동에 ‘뿌리 깊은 나무’다. 상도동에서만 40년을 살다보니 어떤 곳을 다녀도 “원장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는 사람들의 깍듯한 인사를 받고 답례하기에 분주할 정도다. 그가 어르신으로 깍듯한 ‘예우’를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팔순을 앞두고도 식지 않는 의료선교의 열정으로 세계를 다니며 어려운 사람들의 이웃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