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성시화운동본부와 경남기독교총연합회는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를 발간하고 감사예배를 드렸다. 사진은 임원들이 백서를 들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크리스찬리뷰 |
경남선교 134주년을 맞아 경남성시화운동본부와 경남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뜻깊은 행사가 3일 연속으로 진행됐다. 지난 10월 6일(금) 저녁 7시에는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 발간 감사예배가 창원 엠베서더 호텔에서 열렸다. 다음날인 7일(토) 오전 11시에는 창신중학교 내에 마련된 호주선교기념관 개관 감사예배가 진행됐다. 사흘 째인 8일(주일) 오후 3시에는 경남선교120주년기념관 광장에서 경남선교 134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본지 권순형 발행인과 정윤석 한국 주재기자는 사흘간 모든 행사에 참석, 당시 행사 상황과 주요 인사들을 인터뷰하고 기사화했다. [편집자주]
경남성시화운동본부(경남성시화, 대표회장 박종희 목사)와 경남기독교총연합회(경남기총, 대표회장 강대열 목사)가 지난 10월 6일(금) 오후 5시 창원 그랜드머큐어앰버서더 퍼스트하우스에서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 발간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은 본지 권순형 발행인과 정윤석 한국 주재기자는 10월 6일 오후 12시경 서울역에서 KTX를 탔다. 창원중앙역에 내리자 김성권 목사(전 경남성시화 대표본부장)가 마중 나왔다.
“수고 많으시다”는 기자의 말에 김 목사는 “경남성시화와 경남기총 연합 때문에 정말 기쁘게 사역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연합회 일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 그는 심지어 “대교단의 노회 일은 정치와 파벌 때문에 힘들어 이제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경남 기독교의 연합의 힘은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를 통해 결실을 맺는 중이다. 경남성시화와 경남기총은 가장 의미있는 열매,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 총 4권을 발간했다.
이날 감사예배에는 사진 자료 제공 등 백서 발간에 크게 기여한 본지 권순형 발행인, 창신기독학원 학원장 강병도 장로, 경남기총 명예회장 구동태 감독·윤희구 목사, 경남성시화 이사장 이종승 목사, 크리스천경남 사장 이인식 장로 등 2백여 명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사회를 맡은 박경림 목사(경남성시화 대표본부장, 마산 임마누엘교회)는 “이 예배가 하나님께서 홀로 영광받으시고 우리에겐 기쁨과 감사로 채워지는 시간이 되게 하소서”라며 예배의 시작을 알렸으며, 상임회장 조우성 장로(마산제일교회)의 기도와 바리톤 김의진 교수(창신대학교 음대)가 찬양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찬양했다.
이어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치 아니하노니’(고전 10:1)라는 제목으로 이종승 목사(임마누엘교회)가 설교했다.
이 목사는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며 “역사 속에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을 인도하신 기록이 섬세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너희가 알지 못하기를 원치 아니하노니’라는 말씀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사명을 갖고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역사를 기록, 보존, 전수, 교육해서 후세가 생생하게 교훈을 받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그렇게 보존하지 않으면 그 역사는 증발하고 증발한 역사는 아무리 위대하더라도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며 “일제 시대를 지날 때 경남 선교의 기록들이 소실됐지만 그 자랑스런 선교의 역사를 발굴하고 탐색하고 조사해서 경남 선교의 뿌리와 역사가 이렇게 주옥 같은 결실로 맺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주기철, 손양원 목사가 우연히 태어나는 게 아니다”라며 “믿음의 영웅은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하나님의 역사를 되새기고 후진들에게 그것을 알릴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경남 선교의 역사와 뿌리를 기록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깊은 의미가 있다”며 “일일이 거명하지 못하지만 책 발간을 위해 한마음으로 협조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발간보고는 이 책의 저자인 성재효 장로(창원 섬김의교회)가 진행했다. 그는 경남의 다양한 과거 사진을 보여주며 발간하기까지의 여정을 집약해서 설명했다.
성 장로는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2022년 7월부터 경남 선교의 역사뿐만 아니라 한국 선교의 역사를 새롭게 공부하고 관심을 갖게 됐다”며 경남 선교의 뿌리를 ‘호주 선교사’들의 활동에서 찾았다.
▲ 백서 출판 감사예배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는 이종승 목사. ©크리스찬리뷰 |
호주 선교사들은 영국의 청교도 신앙의 영향을 받은 매우 보수적이고 신앙적 정절을 강조하는 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배경이 있었기에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할 때 저항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성 장로는 “구한말, 78명의 호주 선교사가 경남 지역에서 선교를 했는데 그들의 바른 신앙을 전수 받은 경남노회가 일본의 신사참배를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거부했다”며 “이 신앙이 경남 땅을 지키고 결국 한국을 살렸다”고 강조했다.
성 장로는 “백서에는 대동강에서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 만주에서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 이들의 영향을 받아 인도 선교사로 지원하려다가 한국선교로 방향을 튼 데이비스 선교사 등 이런 과정 속에 대한민국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거대한 손길과 섭리가 있음을 고백적으로 수록했다”고 밝혔다. (성재효 장로 인터뷰 기사 참고).
박종희 목사(경남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창원반석교회)는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성재효 장로와수고한 구동태·윤희구·이종승 목사, 경남 성시화와 경남기총 임원들, 경남기독교 조찬 기도회에서 기도로 힘을 실어준 동역자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앞으로 이 책을 통해 복음의 진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강대열 목사(경남기총 대표회장, 진해침례교회)는 “역사는 하나인데 보는 관점에 따라 기록이 달라진다”며 “우리에게 가장 바람직한 역사관은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고 제시했다.
▲ 백서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변조은 목사의 아들 마이클 브라운에게 백서를 전달하고 임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크리스찬리뷰 |
강 목사는 “그 하나님의 관점은 결국 인류 구원을 위한 ‘구속사’이고 이는 ‘선교사역’으로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며 “경남·부산·울산의 뿌리를 찾는 백서를 발간한 것은 우리 경남이나 교회만이 아니라 역사를 향해 바른 관점을 갖고 다가서는 축복된 일이다”고 축사를 전했다.
강 목사는 “박사학위 과정을 공부해도 논문을 쓰지 못하면 학위를 받지 못한다”며 “경남성시화와 경남기총이 경남·부산·울산 기독교의 뿌리를 찾는다고 하면서 이런 백서를 갖지 못했다면 논문을 쓰지 못한 것과 다를 바가 없을 뻔했다”고 치하했다.
박정곤 목사(경남기총 명예회장, 고현교회)는 “요즘 성경 읽을 때 ‘하나님 귀한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을 기록으로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한다”며 “신라 때 기독교가 들어왔다는 설이 있는데 문제는 명백한 기록이 없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토록 중요한 것이 기록인데 경남 선교 134년의 역사를 기록한 백서가 발간되어 깊은 의미가 있다”며 “이런 작품을 만들어낸 경남의 어르신들과 이름없이 빛도 없이 헌신하신 목사, 장로, 선교사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고백했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존 브라운 선교사(한국명 변조은, 91)의 아들 마이클 브라운(65)은 “아버지께서 앞을 잘 못보고 건강이 악화돼 결국 내가 오게 됐다”며 “이 책을 출판한 모든 분들께 정말로 감사드리고 이 땅에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호주 선교사들이 선교할 수 있어서 늘 자부심을 갖고 산다, 대단히 감사하다”고 축사했다.
이날 축도는 구동태 감독(경남기총 명예회장, 합성교회), 만찬기도는 윤희구 목사(경남기총 명예회장 한빛교회), 광고는 서민석 목사(경남성시화 사무총장 새소망교회)가 맡았다.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는 총 4권이다. 1권은 경남 기독교 뿌리 찾기 특집판, 2권은 경남 성시화 운동본부의 15년 사역, 3권은 경남선교 134년의 발자취, 4권은 부록으로 경남 교회록 최신판과 100년클럽 교회록을 담았다.
“백서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담고 싶었다”
[인터뷰]
백서 출판 감사예배를 마친후 정윤석 한국주재 기자가 이종승 목사(경남성시화 이사장)와 성재효 장로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먼저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 4권’의 발간을 축하드린다. 제목에 ‘기독교 뿌리 찾기’라는 단어가 들어갔는데 이 아이디어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건가?
성재효 : ‘경남성시화 15년 역사’를 책자 2권에 담아 정리하자는 콘셉트였다.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금년 1월에 제목을 정해야 할 때 성시화 이사장 이종승 목사께 물었더니 그때 나온 말이 ‘경남 기독교 뿌리 찾기’로 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목사님들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은 신앙인이다. 목사님께서 의견을 말하면 반발하고 달려드는 사람이 아니다. 올해 1월부터 그 제목을 말했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뿌리 찾기’를 제목에 넣으려면 15년 역사를 함축하는 방향으로 일을 해서는 안됐다.
▲ 백서를 집필한 성재효 장로. ©크리스찬리뷰 |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경남 기독교 뿌리 찾기에 걸맞는 책이 되려면 경남의 134년 선교 역사를 전부 담아야 했다. 그때 떠오른 사람이 호주 크리스찬리뷰 권순형 발행인이었다. 그가 호주 선교사들을 취재하고 촬영하고 인터뷰한 글과 사진이 없었다면 경남 기독교의 백서는 15년에 그쳤을 수밖에 없다.
권 발행인과 5월에 사진 제공 협약을 맺고 134년 역사를 담은 사진을 제공받아 편집해서 백서를 출간할 수 있게 됐다.
이종승 : 그렇다. 호주 크리스천리뷰가 없었다면 경남 성시화운동을 끌어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용인이 고향이고 성남에서 목회했다. 역사를 좋아해서 한국교회사 공부할 때 유심히 책을 읽었다. 그 두꺼운 책에 호주 선교사 이야기가 한 장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1986년 처음 경남에 와서 보니 호주 선교사들의 발자취가 배어 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아쉽게도 국내에 남은 선교사들의 유물과 자료들은 찾아보기가 어려웠고 오히려 그 각종 유물, 자료들이 호주에 있는 선교사와 선교사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권 발행인의 도움으로 선교사와 가족들에게 그들이 사용하던 성경, 타자기, 카메라, 안경, 고무신, 생활용품 등 1천 점에 달하는 물품들을 기증받아 경남선교 120주년 기념관에 소장한 것이 경남 기독교 뿌리 찾기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889년 10월 2일 헨리 데이비스가 한국 땅 부산에 첫 발을 디딘 날을 경남 선교의 날로 정해서 매년 감사예배를 드리고 있다.
▲ 4권으로 편집된 ‘경남·부산·울산 기독교 뿌리 찾기 백서.©경남성시화 |
우리는 호주 선교사의 자랑스런 선교 역사의 뿌리를 찾고 여러 가지 이슈로 분열된 지역 기독교연합회를 하나로 만들어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고 싶다. 이 동기가 경남 선교 뿌리 찾기의 불을 붙이게 됐다.
호주도 잘 모르고 데이비스 선교사도 잘 모를 때 호주 선교사와 관련된 모든 자료와 사진을 제공하고 호주 선교사 후손을 소개해주며 가교 역할을 한 호주 크리스찬리뷰 권순형 발행인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백서에는 사진만 나열하기보다 스토리를 입히려고 노력하셨다. 어떤 이야기에 가장 중점을 뒀나?
성재효 :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토마스 선교사가 대동강변에서 순교했다. 과연 선교의 실패인가? 우리가 볼 때는 실패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역사 속에서 하나님은 일하셨다. 토마스 선교사가 순교한 후 영국 에딘버러 대학에서 그의 순교 이후 누가 한국에 갈 것인가라는 것이 담론으로 형성됐다. 존 로스 선교사가 자신이 가겠다고 했지만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고 만주의 고려문이라는 장소에서 조선말을 공부하고 성경을 번역한 게 1882년이다. 그가 번역한 성경이 경남 땅에 이미 2천여 권이 들어왔다.
▲ “호주 선교사의 자랑스런 선교 역사의 뿌리를 찾고 분열된 지역 기독교연합회를 하나로 만들어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경남성시화 이사장 이종승 목사. ©크리스찬리뷰 |
영국에서 파견된 월프라고 하는 중국 선교사가 휴가를 받아 일본과 한국에 와서 큰 충격을 받았다. 성경을 전달하는 매서인을 만나 물어보니 경남 땅에 이미 성경 2천 권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월프는 영국 선교부에 한국에 선교사를 파송해 달라고 요청했고 영국의 영향권에 있던 호주의 메카트니 목사가 발행하는 「국내, 국외 선교」(The Missionary at Home and Abroad)라는 책을 통해 호주 현지에 이 소식이 전해졌다.
인도 선교를 준비하던 데이비스 선교사가 그 편지를 읽고 한국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신학 공부를 위해 영국의 에딘버러신학교로 갔다. 그때 만주에서 선교를 한 존 로스를 만나게 된다. 데이비스는 한국에 와서 한양에 왔다가 다시 부산으로 돌아간 다음날 순직했다. 그의 선교는 실패한 것인가?
지금 경남에 2천600여 개 교회, 부산에 1천800여 개 교회, 울산 6백50여 개 교회가 있다. 데이비스 선교사는 목숨을 잃었지만 그를 비롯한 호주 선교사들의 목숨을 건 헌신은 후세의 가슴 속에 뚜렷이 남아 살아 숨쉬고 있다. 사람의 눈에 실패인지 몰라도 하나님의 일하심에는 실패가 없다.
-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 이런 백서를 만든다고 할 때 하고 싶은 말씀은?
이종승 : 경남의 뿌리 찾기 백서는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열정뿐만 아니라 기획자와 모금자와 자료 수집가와 선교사와 연결된 호주 크리스찬리뷰라는 네트워크가 모두 종합돼야 가능한 일이었다.
경남성시화는 CBMC, 경남기총, 기독교연합회, 홀리클럽을 묶어서 그곳을 거친 사람들이 성시화운동본부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는 늘 강조한다. 성시화는 자전거 뒷바퀴이고 페달이다. 밀어줄테니 젊고 패기있는 경남기총 목회자들이 핸들을 잡아라. 역할을 분담하고 화합하니 백서가 만들어진 것이다.
호남에 미국 남장로회가 선교사역을 했고 선교사 묘원도 있고 자료도 많지만 아직 그것을 총괄하는 백서가 없는 것으로 안다. 화합과 연합 가운데 좋은 열매가 맺어지면 좋겠다.
성재효 : 이 자리에서 이종승 목사, 권순형 발행인에게 다시 감사하고 싶다. 15년 전 성시화가 설립될 때 경남 기독교 원로 8명이 모여서 발기해서 방향을 그렇게 잡았다. 경남기총이 앞바퀴, 핸들이고 성시화는 뒷바퀴 페달이다. 주의 일이라 생각하고 힘을 모으고 연합하니 일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일은 진행될 것이다.
다른 지역 기독교연합회에서 기독교기념관과 선교사 묘역 그리고 이번에 나온 백서를 보면서 정말로 부러워한다. 복음화율은 다른 지역보다 떨어지지만 성시화와 경남기총이 함께 힘을 합쳐 가장 뜨겁게 사역하며 하나님의 신비하고 신기한 일하심을 맛보게 돼서 기쁘다.〠
정윤석|본지 한국주재 기자
권순형|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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