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10-09 17:27 (수)
변승우 목사의 이상한 구원론
상태바
변승우 목사의 이상한 구원론
  • 정윤석
  • 승인 2004.12.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 구원받은 사람도 진짜 버림받을 수 있다”(울산 큰믿음교회)

   “구원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던 제가 변승우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는 믿음이 근본부터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너무 혼란스러운데 변 목사님의 구원관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최근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예장 합동정통 교단에 소속된 변승우 목사(울산 큰믿음교회)의 구원관이 바른 것인지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변 목사가 설교나 책자를 통해 ‘참된 구원을 받은 사람도 그 후의 행위에 따라 버림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지적과 함께 그로 인해 신앙상 혼란을 느끼게 된다는 경우가 네티즌 사이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worlddoctor’란 네티즌은 “얼마 전 변승우 목사의 저서인 <지옥으로 가는 크리스천들>을 읽었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예수를 믿고 거듭난 신자라 할지라도 구원 받은 이후의 행위에 따라서 구원을 못 받을 수도 있는 것인가요”라며 신학을 전공하거나 목회자들이 답변해 달라는 요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변 목사의 주장들은 인터넷 카페의 동영상, 기독교 관련 방송설교는 물론 서적을 통해서도 파급되고 있다. 변 목사가 ‘카페지기’로 있는 큰믿음교회의 다음카페 회원 수는 2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 카페는 변 목사의 각종 설교 동영상과 설교 원고, 저서 등을 소개하고 있고 변 목사를 지지하는 신도들의 각종 글들을 올려 놓았다.

이중 11월 10일 ‘큰믿음 강단’란에 등록한 ‘거짓선지자들을 삼가라’는 제목의 설교 동영상에서 변 목사는 “교회 안에서 절대로 구원받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라며 “50%? 택도 없어요. 지금 상태로라면 여러분 가운데 20%밖에 천국에 가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천국 가는 사람이 적은 이유는 의로운 사람이 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변 목사는 마태복음 5장 20절을 근거로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뭐가 필요해요?”라고 반문하며 “예수 십자가를 통해서 받는 의가 아니라 우리가 갖고 있는 의, 즉 서기관, 바리새인보다 나은 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마음으로 간음하는 것을 깨지 못하는 것도 펄펄 끓는 지옥불과 연결된다. “성인 사이트 들어가서 마음으로 간음하면, 이런 것을 깨버리지 않으면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됩니다. 믿습니까? 만지지 말아야 할 이성을 만지고, 죄를 범하고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가 주장하는 의에는 십일조, 주일성수 등 한국교회에서 구원의 조건으로 가르쳐 오지 않은 부분까지 포함된다.

“여러분이 신자라고요? 기독교인이라고요? 예수 믿는다고요? 주님 앞에서보십시오. 여러분을 안다고 하나? …뺀질뺀질거리고 주일 낮 예배나 나오면서 천국을 들어가겠다고요? 돈이 아까워서 십일조도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천국에 들어가겠다고요?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원망하면서 천국에 들어가겠다고요? 구원받는 사람이 적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가 저술한 책은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지옥에 가는 크리스천들>(은혜출판사)이 그것이다. 여기서 변 목사는 “참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고 문제가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라며 “성경은 한 때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국은 멸망받는 많은 사람들에 관하여 말씀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한다. 진정한 믿음을 갖고 있어도 멸망당할 위험성이 있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12월 중에 출간할 책의 제목도 <진짜 구원받은 사람도 진짜 버림 받을 수 있다>로 정했다. 이 책과 관련한 글에서 변 목사는 “저는 한 번 구원받은 사람도 버림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믿는 정도가 아니라 확실하게 알고 있다”며 “구원받은 사람이 버림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요, 주의 종들도 버림받을 수 있고 특별한 은사와 능력을 가진 자들도 버림받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번 구원은 영원한 구원이 아니다’는 주장인 것이다.

변 목사의 주장들에 대해 일부 신도들이 “죽은 영을 깨우고, 살리는 성령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메시지”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편으로 장로교는 물론 심지어 감리교의 교리에 비추어 봐도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석호 교수(총신대학교 교의학)는 “소위 성도라는 사람들이 방종한 삶을 살면 이상한 구원론이 등장하기 마련”이라며 “구원은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에 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의로움 여부에 따라 취소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선택한 백성은 성령께서 이 세상 끝날까지 보호하시고 인도하시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조경철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신약학)는 “서기관보다 바리새인보다 나은 의를 예수님이 말씀하셨는데 그 의를 충족할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들은 물론 아무도 없다”며 “결국 성경 전체적 맥락에서 보면 마태복음 5장 20절 말씀은 천국에 들어가는 방법은 ‘하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 교수는 “하나님의 은혜로 받은 구원이 취소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고 경솔한 접근이 될 수 있다”며 “참으로 하나님이 예정하시고 구원하신 사람이라면 그 구원은 변치 않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큰믿음교회의 카페 메뉴 중 ‘꿈과 환상과 예언’에는 여러 신도들이 봤다는 예언과 환상들이 180여 건 정도 올라와 있어 주목된다. 이중 박 모 목사는 자신이 본 환상을 소개하며 강대상 우편에 큰 독수리가 날아오르는 환상을 봤는데 이는 영적으로 선지자를 의미한다며 독수리의 얼굴이 변 목사의 얼굴이었다고 주장했다. ‘임재’라는 회원은 ‘담임목사님에 대한 환상’이란 글에서 “이 보다 큰 자가 없을 것이다”, “모세를 능히 당할 자가 없던 것처럼, 그를 능히 당할 자가 없을 것이다”라며 변 목사와 관련해서 들었다는 것을 써 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들에 대해서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변 목사는  ‘환상’과 관련한 일부분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자신의 답글과 해당 문구를 갑작스레 삭제했다.

◀ 변승우 목사 전화 인터뷰 ▶
“청교도들도 회개에 대한 자기점검 강조”

변 목사의 설교와 책을 접하고 구원관에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참된 구원을 받은 사람도 버림받을 수 있다는 것이 변 목사의 주장이 맞는가?
맞다. 이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조나단 에드워드, 로이드 존스 등 청교도들의 전통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구원의 확신보다 회개와 믿음에 대한 자기 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들은 나보다 더 강도 높게 전했다. 오히려 오늘날의 교회가 변질돼 그러한 메시지를 잃은 것이다.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 중에 십일조와 주일성수 등이 있다고 했는데 이런 것들이 구원의 조건이 되는 건가?
회개와 믿음의 진실성에 강조점을 두고 접근하며 발언한 것이다. 진실로 회개하고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십일조를 하게 되고 주일성수를 하게 된다는 뜻이다.

교회 안에서 구원받는 사람이 20%라는 주장의 근거는 뭔가?
입신 상태에서나 예언을 통해 들은 사람들의 말이 일치한다.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을 일깨우는 데 목적을 둔 발언이다.

큰믿음교회 신도들이 예언, 환상을 보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 ‘변 목사는 선지자다’라고 하는 환상과 변 목사보다 큰 자가 없다는 음성, 주님이 변 목사에게 왕관을 씌워줬다는 환상 등은 성령이 주신 것이라고 보는가?
성령이 주신 것이지만 ‘저보다 큰 자가 없다’는 것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참고 사항일 뿐이다.

이단이라는 항의도 많이 받을텐데?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단이라고 해서 이단 되는 것도 아니고 구약의 선지자 중에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들도 없지 않는가?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이 그렇다.

예장 합동정통 소속인데, 교단에서 변 목사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는가?
이 얘기는 기사화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쫓겨날 각오를 하고 있다. 며칠 뒤에 나올 책의 제목도 <진짜 구원받은 사람도 진짜 버림받을 수 있다>이다. 방만한 믿음을 갖고 있다가 나중에 버림 받을 사람이 생길까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