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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함부로 하면 남북관계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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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함부로 하면 남북관계 해친다”
  • 정윤석
  • 승인 200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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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한명수 목사(창훈대교회 원로)

 

▲ 한명수 목사 /창훈대교회 원로
한명수 목사(71, 창훈대교회 원로)가 현 시국과 관련한 한국교회의 최근 보수 행보를 강하게 경계하고 나섰다.
한 목사는 10월 6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의 시국과 관련한 행보에 대해 “우국충정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고패턴에 문제가 있다”며 “시대변화를 읽으며 한미관계, 남북관계, 중국과의 관계 등 국제 역학관계에서 오는 변화를 읽고 적응해야 하는데 수구 일변도로 가면서 역사발전을 저해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기총 등 보수 기독교세력이 표명해 온 국보법 폐지 반대와 행정수도이전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근 KBS2TV가 특별기획 ‘한국사회를 말한다’에서 한국교회 문제를 방영한 것에 대해 한국교회의 보수적인 인사들이 “종교탄압”이라고 거세게 반발한 반면 한 목사는 여기에 대해서도 다른 의사를 밝혔다.

“일부 언론이 기독교, 특히 대형교회의 비리와 문제를 파헤친 것은 언론의 정도를 걷는 것으로 잘한 일이다. 교회가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비판받아야 한다. 그리고 부패한 목회자들은 옷을 벗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 대해서 한 목사는 “국보법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법인데도 국보법이 대한민국을 지켜주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시청집회에 수십만 명이 모였다며 숫자를 자랑하는데, 옳지 않은 일에 많은 사람을 동원했다고 자랑하는 것은 폭력 집단의 사고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외에도 한 목사는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필히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기독교가 지탄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용화되면서 문제가 커진 것”, 한국교회의 자정능력에 대해서는 “희망있는 개혁세력이 개신교 내에 많다”고 답변했다. 현 정권은 물론, 보수교단들에 대해서도 충고를 빼놓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에게 당부한다면,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신중하게 움직이길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한나라당이나 보수교단들은 국가를 위해 정부와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
일부 목회자들이 ‘반핵·반김정일’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한 목사는 “국제관계를 감안한다면 해야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며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남북관계를 해치는 일이다”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한명수·김상근·문대골·홍근수 목사 등 기독교계 인사 30명은 같은 날 느티나무카페에서 “아직까지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함께 아파하며 책임을 통감한다”며 참회의 뜻을 전하고 “국보법 폐지는 그리스도인의 선교적 사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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