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회는 북한이 자신들의 필요 때문에 먼저 초청을 한 것이다. 다른 것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어서겠지만 이번에 연주를 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북한인들에게 주는 충격도 클 것으로 본다.”
이번 공연에 있어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화해무드’라는 평가다. 김 피아니스트는 음악인으로서 ‘음악적인 통일, 예술적인 통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다가가고 싶지만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상대방과도 아는 노래를 함께 부르면 마음이 일치됨을 느끼게 된다”며 이번 연주가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냉전시대 미국과 중국이 탁구를 통해 양국 교류의 물꼬를 튼 것처럼 이번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가 북·미는 물론 남·북 화해무드와 교류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북한인들이 연주회 끝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의 행동을 한 것은 순수한 예술성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그는 “그것이 어떤 식의 표현이든, 설령 가식이었다 하더라도 그런 시도조차 없었던 나라에 연주회가 진행된 것은 정말 기적같은 대 사건”이라며 “나는 북한 주민들의 표정에서 진정한 감동을 읽을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김 피아니스트는 이번 공연을 중계하는 TV에서 자신이 아는 북한 음악인들도 볼 수 있었다며 그곳에 자리한 사람들은 음악을 알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북한의 음악은 클래식 화성에 근본적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연주한 곡들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익숙한 음악풍이다고 주장했다. 김 피아니스트는 “그들이 과연 음악을 이해하고 들을까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이해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느꼈을 것이다’고 말한다”며 “북한 주민들이 늘 부르는 노래에 클래식 화성이 깔려 있기 때문에 클래식은 그들에게 친숙하다”고 말했다.
김 피아니스트는 “민족간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공통점을 찾고 서로의 장점을 살리며 하나되는 것이 통일인데 마치 상대방의 특징과 장점을 없애고 내 식으로 동화시키는 것을 통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통일을 앞당기려면 통일을 대하는 마음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