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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교육 아닌 선교가 인류 비추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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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교육 아닌 선교가 인류 비추는 빛”
  • 정윤석
  • 승인 2009.06.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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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선교120주년 출판기념회 준비위원장 김영진 의원


 

올해는 한국·호주(한호)선교 1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교회 성도들 중에 올해가 이런 의미 있는 해라는 것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을 듯합니다. 그러던 차에 호주 최초의 한국선교사인 데이비드 선교사와 10번째 왔던 엥겔 선교사가 한국 땅에서 썼던 육필일기가 책으로 출판된다는 소식입니다.

책명은 데이비스 선교사가 척박한 한국 땅에서 절절히 기도하며 외쳤던 <쥬야 나를 불샹이 넉여 도와 주쇼셔>(호주 크리스찬리뷰 刊, 권순형 엮음)입니다. 책 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습니까? 수만리 해역을 넘어 온 선교사의 기도···. 성도들이 가장 어려운 때, 아무 말도 필요 없이 외치던 그런 기도가 120년 전 대한민국 개화기의 선교사 입에서 동일하게 나왔던 것입니다.

데이비스 선교사의 일기는 원광연 목사(시드니영락교회 협력목사)가 번역을 담당하였습니다. 또, 엥겔 선교사의 일기는 부산 수안교회(이만규 목사)가 창립 87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발간한 ‘왕길지 목사의 선교 발자취’(한글판)와 영문 일기 사본 등을 제공받아 출간하게 됐습니다.

선교사의 절절한 경험들이 전해지는 이 책의 출판기념회는 오는 7월 16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오후 5시)에 진행합니다. 행사의 준비위원장은 5선 국회의원이자 초대 국가조찬기도회장을 지낸 김영진 의원(강남교회 장로, 61)이 맡게 됐습니다. 예장 통합측의 상도교회(최승일 목사)는 이 책이 출판되도록 후원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소위 ‘선교대국’으로 불립니다. 대한민국이 정치적으로 뛰어나서도, 경제적으로 앞서서도 아니라 오직 선교 때문에 대국이다고 말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때 이 책은 호주 선교사들의 열정을 뒤이어 또다시 하나님나라를 위해 길 떠나는 많은 신앙인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줄 전망입니다.

이 책의 출판기념회의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영진 의원을 기자(교회와신앙 www.amennews.com)가 6월 25일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 올해는 한호선교1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잘 모르는 성도들도 많은데 이 기념의 해를 맞는 소감을 말해 주십시오.

대한민국이 개화기의 지각생으로 있을 때, 쇄국정책으로 개화기를 앞두고 있을 때, 호주 선교사들이 자신의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 몸을 던진 헌신성, 복음을 뿌리고, 피를 뿌리고 복음을 심어 싹이 돋고 풍성한 열매를 맺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습니다.

그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아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200여 개 중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살며 무역고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됐어요. UN사무총장을 배출했는데 이 자리는 인류 65억 명 중에 딱 한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한국인이 맡게 된 것입니다. 대통령도, 200여 명 이상이고 기자도 많고 목사님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는 딱 한 자리입니다. 이런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처음 우리들에게 복음을 전해 준 선교사들에 대한 넘치는 감사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가슴이 복받쳐 오릅니다.

- 이런 기념의 해에 정치인으로서 느끼는 감회도 남다르겠습니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은혜를 모르는 백성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받은 은혜를 잊으면 대우받지 못합니다. 호주에 진 빚 때문에 저는 그 나라 의원들과도 사이가 각별합니다. 특히 세계기독의원연맹(WCPA)을 창설할 때 다른 어떤 나라보다 호주의 크리스천 국회의원인 브루스 베어드(호주 연방상원의원)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에게 각국의 크리스천 국회의원들을 하나로 묶어서 기도하며 지혜를 맞대자고 제안했을 때 그는 흔쾌히 연맹 창설을 지지해줬습니다.

브루스 의원은 우리나라를 선교의 형제국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그의 긍정적인 인식 때문에 기독의원연맹이 창설될 때 많은 도움을 받게 됐죠. 한국에서 발족식을 가질 때 40여 개국의 기독교인 국회의원들이 모이기도 했습니다.

- 한국교회 초대 선교사들의 순교적 각오와 헌신이 정치인인 김 의원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저는 참여 정부 시절 농림수산부 장관을 5개월 만에 사퇴하고 2008년까지 자연인으로 살았습니다. 그 때 기도하면서 선교사들의 순교적 헌신들이 내 마음을 후벼팠습니다. “너는 그들처럼 소외된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된다면서 아프리카에는 가 봤는가? 르완다 내전의 현장에 있었는가?” 이 질문에 되돌아온 답변은 ‘저는 어려운 사람들을 대변하고 소외된 사람을 품어주는 정치인이 아니었습니다. 줄서기를 잘하는 데 관심을 갖고 내 일신의 영예를 좇던 사람이었습니다’라는 회개였습니다. “주님,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기도하고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아프리카의 내전지역, 동남아시아의 미개발지역을 다니면서 선교를 위한 사역에 동참하며 보냈습니다. 선교사님들의 헌신과 희생의 정신이 저를 조금 더 낮은 곳으로, 소외된 곳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사니 건강도 회복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피부가 팽팽하니 좋아졌다, 더 젊어졌다’고 말할 정도입니다(정말 김 의원은 2008년 4월 기자와 인터뷰할 당시보다 훨씬 건강해져 보였다).

- 이번에 발간되는 <쥬야 나를 불샹이 넉여 도와 주쇼셔>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 있고 어떻게 출판 기념회의 준비 위원장을 맡게 되셨는지요?

죠셉 헨리 데이비스 선교사(한국명 덕배시)는 1889년 10월 한국 땅을 밟은 첫 선교사이고, 엥겔 선교사(한국명 왕길지)는 1900년 10월 한국 땅에 도착하여 큰 업적을 남긴 초대 선교사입니다. 이 책에는 선교사들의 그리스도를 향한 신실한 믿음, 한국인을 사랑하는 열정, 그리고 선교 중에 겪는 눈물과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향한 그들의 일편단심 헌신은 정치인인 저에게도 영적인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그들이 당시 당면했던 육체적, 문화적, 감성적, 그리고 영적인 도전들이 어떠하였는지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인데···. 이 일기가 그들의 투쟁과 기쁨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빛을 비추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뜻 준비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이 일을 맡게 된 게 너무도 감사하고 저에게는 소중한 일입니다.

- 출판기념회 및 감사예배는 어디서 열리나요?

오는 7월 16일 오후 5시에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감사예배를 진행합니다. 정식 명칭은 한호선교 120주년기념 및 출판감사예배입니다. 여야의 크리스천 국회의원은 물론 호주와 직간접으로 연결된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게 될 것입니다. 국회의장과 주한 호주대사가 참석할 예정인데 아마도 이날 한국과 호주의 우정을 재확인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주한 호주 대사에게는 선교의 빛을 비춰준 데 대한 감사패와 우정의 패를 전달할 것입니다.

- 한호 선교 120주년을 맞아 이러한 선교의 빚을 한국교회가 어떻게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대한민국은 6.25 동란으로 완전히 폐허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철저히 파괴가 됐습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한국을 지칭하여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노래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타오를 수 있을까, 인류의 밝은 빛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정치도 아닙니다. 경제도, 문화도, 교육도 아닙니다. 저는 선교의 빛이 인류를 비출 수 있는 밝은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골골짝 같은 곳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간 선교사들의 희생이 값지다고 봅니다. 한국의 선교사들이 이렇게 살아간다는 점에서 저는 대한민국이야말로 선교의 대국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 선교사님들이 120년 전 폐허와도 같은 이 땅에 피와 눈물과 땀을 적셨습니다. 그 순교의 정신 속에 자란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가세가 성장한 것처럼 기뻐한다고들 합니다. 이제 우리는 이 사랑의 빚을 잊지 않기 위해 <쥬야 나를 불샹이 넉여 도와 주쇼셔>라는 책을 출판합니다. 그리고 120년전에 이 땅에 와 준 그들처럼 우리들도 피와 땀과 눈물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진정한 대국의 국민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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