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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낙토인줄 알고 갔다가 사망·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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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낙토인줄 알고 갔다가 사망·실종
  • 정윤석
  • 승인 2018.10.0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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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로교회측, 한국 유족들에겐 사망 소식 '쉬쉬'··· “잘 있다” 속이는 경우도
 

피지를 말세의 피난처요 낙원이라고 알고 떠난 신옥주 교주의 은혜로교회 신도들이 선박 침몰, 수영, 교통사고, 타작마당(공동폭행)으로 사망·실종하고 있음에도 이 사실을 한국의 가족들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 사이트 기독교포털뉴스(www.kportalnews.co.kr)가 최근 확보한 은혜로교회 신도 사망자 명단에 따르면 피지로 갔다가 2017년 3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사망 및 실종한 신도들만 7명에 이른다. 육체영생과 피지 낙원을 주장한 단체의 참혹한 현실인 셈이다.

본사에 제보된, 2017년부터 사망한 사람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17년 3월 6일 송OO 씨 사망, 송 씨는 10명의 신도들로부터 4시간 동안 집단폭행을 당했다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이는 이미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서도 보도됐다. 호주 교민들은 “송 씨는 호주교계에서도 아주 착실하고 유명한 사람이었다”며 “피지로 갈 때 아파트 두 채를 정리하고 자녀는 좋은 직장도 그만두고 온 가족이 떠났다”며 안타까워했다. 2017년 8월 22일 최용승 씨가 레스토랑 주방책임자로 발령이 났으나 이를 거부했다가 수차례의 집단폭행을 당한 뒤 한 달이 지난 후 사망했다.

송창용·민동우 씨의 경우 2017년 11월 28일 피지의 야사와 섬에서 리조트 시설을 짓기 위해 바지선을 타고 이동하다가 송 씨는 사망, 민 씨는 실종됐다. 오만식 씨는 2018년 1월 14일 피지의 야사와 섬에서 수영 중 익사했다. 2018년 8월 4일 졸음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침범, 현지인 7명과 함께 사망한 2명의 신도는 신동근·박기만 씨다.

피지로 간 신도들의 사망 및 실종 소식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설령 알려지더라도 그게 정확하게 누구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어 본사는 송 씨를 제외한 사망자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를 제보한 은혜로교회 탈퇴자는 “모두 피지에서 사망했지만 아내 등 가족들이 은혜로교회에 함께 빠져 있는 사람들이다”며 “한국의 유족들에게 사망·실종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있어 가족들의 사망 소식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지에 남아 있는 직계가족들이 한국에서 사망신고를 하지 않아 한국의 친인척들에게는 여전히 법적으로 살아 있는 상태로 있다”며 “낙원이라며, 영원히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피지로 건너간 교인들이 막상 사망하자, 그들은 사망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봐 쉬쉬하고 사망한 사람들도 낙원에 간 거라고 유가족과 전 교인들에게 말했는데 이는 사망자를 우롱하고 2번 죽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 피지의 한 바닷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2018년 8월 25일 ‘그들은 왜 피지로 갔나, 낙토와 타작마당의 비밀’을 보도하자 새벽 1시에 가족의 실종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에 문의를 한 피해 가족들이 있을 정도다. 새벽 1시에 본사에 문의 문자를 보낸 A 씨는 “기독교포털뉴스 기사에 친척의 이름이 나온 것을 보고 전화했다”며 “피지에서 실종된 뒤 아무런 소식도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다른 피해자 B씨는 “오빠가 은혜로교회에 빠져 피지까지 갔다가 그곳에서 사망했다”며 “사망한 이후에 피지로 함께 간 올케가 우리가 전화해서 물어보면 늘 ‘잘 있다’는 답변을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특히 피지에서 해상사고로 사망한 경우 보상금 등이 나올 텐데 그것은 과연 누구에게 지급됐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가, 피지가 낙토라며 400여 명의 신도들을 집단으로 이주하게 만들고 그곳에서 사람을 감금·폭행·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극단의 길을 걷는 것도 보장하는 자유인지, 은혜로교회 사건은 대한민국 시민 사회에 묻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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