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7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안상혁 총장)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학회장 유영권 목사) 제3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김성욱 박사(웨신대학교 역사신학)는 「기독교에서의 신비와 신비주의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주제로 제 1발제를 맡았다. 그는 현대 교회 내에 만연한 ‘신비 체험 중심 신앙’의 위험성과 이에 대한 성경적 분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유튜브 전도를 통한 ‘You-vangelism(유반젤리즘)’ 시대가 열리면서 공동체적 신앙에서 개인화된 신앙 형태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독교 신비와 신비주의에 대한 혼동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비주의는 본래 성경이 말하는 ‘신비’(μυστήριον, 미스테리온)의 개념을 왜곡하거나 초월적 체험 중심으로 바꾸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성경에서 말하는 신비는 하나님의 때에 계시되는 구속사의 비밀을 의미한다. 바울 서신에서 말하는 ‘신비’는 하나님의 나라, 복음,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드러내는 진리이며, 이 신비는 교회 안에서 말씀과 함께 점진적으로 밝혀지는 것이다. 김 박사는 신비에 대한 이 같은 성경적 정의를 설명하면서, “문제는 신비가 아닌 신비주의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신비주의는 기독교 전통 안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긍정적 유산도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중세 이후 일부 수도원 운동과 경건주의 흐름 속에서 체험 중심의 신비주의가 교회의 중심으로 부각되면서, 성경의 계시보다 개인의 체험을 앞세우는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오늘날 일부 집단은 초자연적 현상이나 기적, 꿈, 환상 등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계시받았다고 주장하며 교회 안팎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세기 오순절 운동과 더불어 더욱 두드러졌으며, 최근에는 일부 ‘신사도운동’이나 은사주의 흐름에서 신비 체험을 강조하며 성경적 근거 없이 교회를 미혹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러한 체험은 성경의 권위 아래에서 분별되어야 하며, 교회는 개인의 체험을 진리로 확증하기에 앞서 철저히 성경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요한계시록과 구약의 거짓 선지자 경고 본문들을 예로 들며, “성경은 이미 신비 체험이나 기적을 통해 사람들을 미혹하는 거짓 선지자의 출현을 경고하고 있다”며 “예수님조차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기적과 이적을 행하나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고 경고하셨다”고 밝혔다(마 24:23-26, 요 6:26).
끝으로 김 박사는 종교개혁자 장 칼뱅의 견해를 인용하며, 신비주의적 체험을 맹신하지 말고 철저히 성경 중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칼뱅은 “마술사와 요술쟁이들은 항상 기적으로 유명했다, 우상숭배도 놀라운 기적 때문에 더욱 조장되어 왔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 박사는 “기독교는 기적이나 체험이 아닌 말씀을 통해 진리를 규명하는 종교”라고 재차 강조하며, “신비는 계시의 말씀 안에서만 참된 의미를 지닌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김 박사의 발제에 대해 이승진 박사(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 설교학)가 논평했다. 이 박사는 김 교수의 연구가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고 정리했다. △헬라어 ‘뮈스테리온’(μυστήριον)의 번역과 신비 개념 △교회사에서 신비주의의 전개 △신비주의에 대한 성경적 근거 △신비와 신비주의에 대한 교훈 등이다. 김 교수는 이 네 가지 축을 통해 신비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시이며 복음의 비밀로 공동체적 성격을 가지지만, 신비주의는 인간 중심의 초월 체험을 절대화하며 때로는 복음에서 이탈한다고 정리했다.
특히 이 박사는 김 교수가 신약성경에서의 신비 개념을 구속사 중심의 계시로 해석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신비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드러내시는 계시이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되는 복음의 비밀”이라며, 개인의 체험이나 은밀한 계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사에서 나타난 신비주의 전통에 대한 김 교수의 분석을 따라, 이 박사는 신비주의가 중세 수도원 운동, 경건주의, 신플라톤주의 등과 결합하며 점차 체험 중심적 흐름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오리겐, 어거스틴,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토마스 아 켐피스, 아르놀드 등의 사상가들이 이 전통에 속해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신학적 깊이를 남겼지만 초월 체험을 절대화한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신비주의에 대한 성경적 경계 근거로 김 교수가 제시한 본문들—신명기 13장, 예레미야 23장, 마태복음 24장, 요한일서 4장, 계시록 13장—을 따라, 거짓 선지자들이 기적이나 이적을 통해 사람들을 미혹하는 일이 실제로 성경 안에서 경고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체험은 말씀의 권위를 대체할 수 없으며, 신앙의 기준은 반드시 성경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박사는 김 교수의 결론처럼, 신비주의에 대한 교회의 바른 대응은 “성도들이 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바르게 양육되도록 돕는 것”이라며, 신비주의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설교와 성경 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혼의 신성화’를 강조하는 신비주의 운동에 대해 이 박사는, 개혁신학이 말하는 바른 방향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스도와 연합함으로써 회심, 중생, 칭의, 성화로 이어지는 구원의 길을 살아가는 것이 성경적 신비이며, 이 신비는 체험을 우상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끝으로 “김성욱 교수의 발제는 성경적 신비와 이교적 신비주의의 차이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한국교회에 필요한 신학적 분별력을 제공한 유익한 작업이었다”고 평가했다.
1발제의 사회는 구종성 목사(학회 회계)가 진행했다.
